[337호 에디터가 고른 책]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 어디로 가는가

신동한 지음
생각비행 펴냄 / 15,000원

아 재밌다! 출퇴근길 대중교통 안에서 읽었다. 언뜻 무거운 주제 아닌가 싶지만, 생각해보면 에너지란 자고로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하지 않은가? 책은 바로 그 에너지에 관한 이야기, 특히 세계 역사와 맞물린 우리 역사 속에서 변천해온 에너지 산업의 과정을 설명한다.

1부에서는 구한말 이전 거의 자족했던 에너지가 산업이 되어 재생에너지에까지 이르는 발자취를 정리한다. 2부에서는 앞으로 에너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게 한다. 재생에너지, 에너지 생태계의 변화, 원자력의 위험과 탈핵 전환의 맥락을 말하고, 세계적으로 변화 중인 에너지 생태계 속에서 한국 에너지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특별히 에너지 산업과 같이 변화해온 자동차 산업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전기차가 도로에서 사라지고 일본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유럽의 디젤차가 차세대 자동차로 시장을 넓혀나갈 즈음 전기자동차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은 테슬라의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이다.” 끝으로 요즘 급속히 각광받고 있는 태양광발전에 대한 9문9답을 담았다.

정치 이슈가 모두 그렇듯, 에너지 산업도 결코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에너지 산업의 영향을 매일, 꾸준히 받는다. (‘해외에서 재생에너지를 수입하는 모순’) 따라서 에너지 산업의 문제도 다시, 정치에 달렸다. 단지 투표권을 행사하자는 말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여기 땅에 이뤄질 에너지 미래, 누구나 살만 한 땅을 위해 적극적 의미로 ‘시민’이 되어야만 한다. 저자도 ‘글쓰기’에서 나아가 지역에서 부천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국회의 구성은 여전히 화석연료와 핵에너지를 중시하는 자유한국당이 제2당이며 이에 동조하는 바른미래당 다수까지 합하면 과반을 차지한다.” 어떤 국회 상황에서라도 나쁜 에너지 입법이 진행되지 않도록, 안전한 에너지 정책이 논의되도록, 더디더라도 감시의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아는 것이 힘이다.

저작권자 © 복음과상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