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호 에디터가 고른 책]

저항하는 그리스도인
강성호 지음
복있는사람 펴냄 / 15,000원

‘독립을 외치고’ ‘우상숭배를 거부하고’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가부장제에 맞서고’ ‘오월의 봄을 증언하고’ ‘민주화를 부르짖었던’ 그리스도인 정신을 또 읽고 기억하는 대중서. 《한국 기독교 흑역사》를 쓴 저자의 신간으로, 일반 역사학 관점에서 한국 기독교사를 재조명했다.

저자가 주목한 저항하는 그리스도인은 3.1운동에서부터 1980년대 민주화 시기까지다. 3.1운동은 물론, 일제가 민족말살 정책을 펴던 1930년대 신사참배 반대운동의 맥락과 성격, 현대사의 부정과 독재의 불의에 맞선 기독청년들의 저항 정신을 들려준다. 아울러 해방과 민주화 물결 속에서도 여전히 가부장제라는 뿌리 깊은 압제 속에서 복합적 권리 문제에 맞서온 현대의 여성운동 속 기독교 여성의 참여도 다룬다.

5.18과 기독교에 관한 서술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민주화운동 주체가 청년이고 이를 돕는 몇몇 교회가 있었다는 점, 동시에 권력에 종교적 명분을 주는 ‘국가조찬기도회’를 벌여온 교회 권력이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새로운 발견은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기록해야 할 사실이다. 이들은 죄를 고백하긴커녕 여전히 강한 세력으로 교회 권력을 쥐고 있다.

“비극적인 사실은 광주에서 희생당한 이들을 애도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자들과 함께 우는 기독만 있었던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무력으로 권력을 빼앗고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한 이들을 위한 기도회도 있었습니다. 바로 ‘국가조찬기도회’입니다. … 김지길·정진경·조향록·한경직 목사, 김인득 장로 등 20여 명의 원로들이 참여한 행사였습니다. 전두환이 정부의 실권을 장악한 후 마련한 행사였죠. 이날 각 순서를 맡은 원로들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를 축복했습니다.” (244쪽)

“… 비루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이후의 행동입니다. 한국 기독교의 역사적 비극은 제대로 된 죄책고백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246쪽)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오늘, 기독교를 키워드로(기독교의 3.1운동이 아니라 3.1운동 속 기독교!) 저항으로 삶을 물들이고픈 이들에게 양분이 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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