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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생명력 있는 예배를 위한 조언
[342호 3인 3책]
[342호] 2019년 04월 29일 (월) 14:40:31 여정훈 goscon@goscon.co.kr
   
 

예배, 사회과학을 만나다
네이선 D. 미첼 지음 / 안선희 옮김
CLC 펴냄 / 2018년                     

내가 10대를 보낸 90년대에 찬양예배가 새로운 유행으로 등장했다. 이전까지 ‘준비찬양’으로 묵도 전에 몇 곡 부르던 것이나 ‘싱얼롱’으로 예배 아닌 집회나 기도회에서 흥을 내기 위해 부르던 것과는 구분되는, 찬양을 부르는 시간 자체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라는 관점이 등장했다. 대도시의 큰 교회에서 목요일 저녁 모임들이 생겨났다. 나는 서울 천호동에 있는 한 교회의 찬양예배에 종종 참석하고 거기서 진행하는 강의를 듣기도 했는데, 앞으로 찬양예배가 전통적이고 형식적인 예배를 대체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벅차올랐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이후 20년이 지났고 실제로 찬양예배는 많은 교회의 주일예배에 스며들었다. 얼마 전까지 목사인지 아닌지 불투명했던 한 대형교회 담임교역자는 설교 후 찬양을 직접 인도한다. 그가 인도한 찬양예배는 2013년에 음반으로도 나왔다.

하지만 찬양예배의 흥행이 전통적 예배의 쇠락을 불러오지는 않았다. 교회력에 대한 관심은 증대했으며, 프랑스 떼제 공동체의 묵상 노래를 부르고 양초를 켜는 예배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어떤 개신교인들은 전통적인 혹은 전례적인 예배에서 깊은 감동을 받고 성공회나 천주교, 혹은 루터교회나 정교회를 찾았다. 나 역시 성찬예배의 경험에 이끌려 성공회를 찾아간 이들 중 하나였다. 전례적 전통에 있는 이들 중 어떤 사람들은 찬양예배를 비롯한 개신교 예배들이 공허하며, 전통적인 전례에 의해 보완되거나 대체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외국 신문에서 전통적 방식의 예배를 찾는 청년이 늘어난다는 기사를 보며 환호했다. 돌이켜보면 예배 역시 유행을 탔고, 한 유행 안에 있는 이들 중 어떤 이들은 자신의 스타일로 온 세계가 뒤덮이기를 원했다.

네이선 미첼의 《예배, 사회과학을 만나다》는 어려운 책이다. 미셸 푸코라는 이름이 나오는 책은 항상 그렇다. 이 이름이 나타나면 독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관점을 해체하고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사태를 바라봐야 하는 상황에 봉착하고 두통을 앓게 된다. 미첼은 이 책에서 기독교 예배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해체하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려 한다. 그가 비판하는 기존 관점은 소위 ‘고교회’주의자 불리는 전례학자들의 견해다. 이들은 전통적 예배의 세세한 행위와 표현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는 그 안에 신앙적 가치가 코드화되어 들어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예배가 즉흥적으로 개정된다면 신앙의 중요한 부분들이 삭제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예배의 변질로 인해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이 더 이상 기독교적 가치를 살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인간은 새로운 상황에 반응하며 새로운 의례를 계속 만들어내며, 새로운 상황과 협상해간다. 게다가 푸코 이후에 나타난 연구에 따르면 종교 의례는 내용 때문이 아니라, 몸에 새겨진 기술로서 중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예배는 그것이 관계 맺는 특정한 사회적 구조 안에서 연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천주교인이기에 이 책의 주된 비판 대상은 반복되는 의례를 중요시하는 ‘고교회’적 성향의 학자들이다. 그러나 이 비판은 은사주의나 복음주의적 예배를 헌신적으로 옹호하는 이들에게도 유효하다. 그들의 예배만이 기독교 신앙을 가장 진실하게 드러낸다고 주장하고 싶은 유혹은 어느 전통에나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교회의 예배는 교인을 통제하거나 지배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들이 사는 문화 안에서 기독교적 가치를 경험하고, 몸으로 체현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정교한 주장이 아니라 경청일 것이다.

“사회, 문화, 그리고 이들을 창출해 내는 인간들이 다성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종교와 의례는 항상 그리고 피할 수 없이 다성적이기 때문이다.” (200쪽)

 

여정훈
대학원에서 신약성서를 공부하던 중 공부에 재능 없음을 느끼고 기독교 시민단체에 취직한 후 자신이 일도 못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일 못하는 사람 유니온’을 만들었다. 《일 못하는 사람 유니온》의 공저자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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