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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에서 90년대생까지, 〈복음과상황〉 4인 좌담회
[347호 커버스토리] “그들은 교회 안팎에서 여전히 종속 변수일 뿐”
[347호] 2019년 09월 20일 (금) 11:25:07 김다혜 daaekim@goscon.co.kr

91년생 〈복음과상황〉보다도 젊은 신입직원들이 복상에 입사했다. 각각 60년대생·80년대생인 선배들과 90년대생 새내기들은 서로 얼마나 다르며 또 같을까? 또한 소통이 된다면 어디까지 가능할지, 우리의 소통 한계치를 확인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화제의 책 《90년생이 온다》와 영화 〈기생충〉을 보고나서, ‘세대론’을 열쇳말 삼아 한국 사회와 교회, 기독교인으로서의 자의식, 콘텐츠 수용 방식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불평등의 세대》, 《386 세대유감》도 참고도서로 삼았다). 나아가 90년대생의 합류로 복음과상황이 어떤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았다. 좌담은 9월 6일에 있었으며, 참석자는 김다혜·옥명호·이범진·정민호 4인이며, 김다혜 수습기자가 진행을 맡았다.
 

― 〈복음과상황〉에 새로운 직원들이 들어왔다. 평소 90년대생 신입직원들을 어떻게 바라봤나?
범진: 내가 만났던 90년대생들의 가장 큰 특징은 나보다 솔직하다는 것. 그래서 80년대생들이 90년대생들을 싫어하면서도 부러워한다더라. 그러면서도 꼰대로 보이기는 싫어서 ‘착한 꼰대’가 된다고. 난 90년대생들이 싫지는 않고 부럽다. 일적으로는 내가 좇아갈 수 없는 감각이 있는 것 같다. 두 분에게 그런 걸 느낄 때가 있는데, 서로의 감각과 영역이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명호: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덜 신경 쓰는 사람들 아닌가 싶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게 아니라면 편하게 행동한다고 해야 하나.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갈 때 ‘삼선 슬리퍼’를 신고 간다든지….
다혜: 흠흠, 굳이 그 얘기를….(웃음)
명호: ‘범 기자’(이범진 기자의 애칭) 휴가 때 90년대생 두 분과 저, 셋이서 밥을 먹으러 갔다. 두 분이 먼저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방 안쪽 자리에 앉더라. 60년대생인 저는 손님이나 연배가 어리더라도 손님이 같이 왔다면 안쪽으로 앉게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먼저 들어온 사람이 안쪽부터 채워 앉는 게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민호: 의식을 못했다. 우리 또래 애들은 나를 먼저 챙기고 존중해야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유치한 것일 수도 있는데, 이 사무실 안에서 기존의 관습을 깰 때 90년대생으로서 짜릿함을 느낀다.(웃음) 나이와 상관없이 평등하게 질서를 바로잡고 싶은 욕망이 있다.

   
▲ ‘복상 4인 좌담회’에서는 ‘이야기 꽃’을 든 사람이 우선 발언권을 가진다. ⓒ복음과상황 정민호

― 최근 〈인물과 사상〉이 장기휴간에 들어가는 걸 보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인쇄물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세대별로 크게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지식 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접하는 편인가?
명호: 여러 정보나 콘텐츠를 다양한 미디어 형태로 접한다. 하지만 중요하거나 익혀야겠다고 생각한 콘텐츠는 예외 없이 출력을 해서 밑줄을 그으며 본다.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습득하기 위해서. 디지털 형태로만 내용을 봐서는 체화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앞으로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나 같은 사람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종이 잡지나 종이 책은 아마도 살아남지 않을까.
다혜: SNS, 유튜브가 익숙한 세대가 또래들이라, 독서를 좋아하는 친구는 옛날부터 별로 없었다. 하지만 ‘책’이라고 했을 때는 물성이 중요한 것 같다. 메모를 하거나 표시를 할 수 있어서 간편하기도 하고, 예쁜 디자인이면 갖고 싶다. 지식을 소유하는 것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어떤 사안을 공유하고 내 생각을 쓰거나 사람들과 댓글로 의견을 나누는 식의 활동이 더 재밌다.
민호: 일을 할 땐 나도 출력을 해서 밑줄을 치면서 읽는다. 그런데 그걸 자주 하진 않는다는 게 차이인 것 같다. 이전에 편집장님이 한자를 직접 쓰시면서 익히시는 걸 봤다. 필요한 것을 그때그때 검색해서 찾아보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다.
범진: 이번에 중고차를 구입하면서 유튜브를 많이 참고했다. 눈으로 볼 수 있으니까 글로는 알 수 없는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다. 신뢰도 더 가더라. 하지만 종이 매체라고 해서 시대에 뒤처지거나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요즘 청년들이 1인 잡지를 많이 내면서 을지로 인쇄소 거리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 유튜브, 팟캐스트 등 각 채널마다의 장단점이 있다. 채널을 다양화하되, 우리의 체력에 맞게 하는 것이 과제인 것 같다.

   
▲ 왼쪽부터 정민호, 옥명호 ⓒ복음과상황 이범진

― 《90년생이 온다》에서 90년대생의 특징으로 ‘솔직함, 간단함, 병맛’ 세 가지를 꼽는다. 이걸 (90년대생 독자를 염두에 두고) 복상에 적용할 수 있을까?
다혜: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며 몇몇 단체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후원 방식이 간단하면 바로 신청했지만, 한글파일을 내려 받아서 스캔을 하고 다시 메일로 보내달라고 했던 곳은 아직도 미뤄놓고 있다. 모바일 터치 몇 번으로 해결을 못하니 귀찮았다. 복음과상황의 구독료 결제방식도 간단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범진: 텀블벅의 경우는 통장에 돈만 있으면 인출되는 시스템이다. 멜론은 다달이 자동결제가 된다. 편하다고 해야 할지. 3개월째 못 끊고 있다. 말일에 딱 끊어야 하는데, 그 타이밍을 놓쳐서 또 결제되고.(웃음)
민호: 마냥 결제 방식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구독료를 내는 입장에서, 한 달에 한 번 잡지만 가는 게 충분할까. 다른 서비스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이 된다.
범진: 정보가 범람하고 있고, 가짜뉴스도 너무 많은 세상이다. 월간지로서 갖는 기능의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이번에 조국 관련 뉴스가 모든 이슈를 다 삼켰지 않나. 그런데 우리는 지난 호 커버스토리 주제로 ‘제로 웨이스트’를 담았다. 묘한 희열이 있었다. 쓰레기를 줄이는 이슈는 조국 후보자 임명 여부보다 더 중요하고 급박한 국제적 이슈이지 않나. 정제된 콘텐츠를 인쇄물에 담아 독자들에게 준다면, 월간지를 보는 의미를 독자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일종의 큐레이팅, 필터링을 우리 안에 탑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다혜: 또 하나,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진지한 콘텐츠는 진지하게 가야 하겠지만 유머러스해질 수 있는 통로를 굳이 억제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 말이 나온 김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심화된 와중에 90년대생들이 촛불을 들었다. 이 현상을 90년대생 직원들은 어떻게 보았나.
민호: 촛불을 들었던 이들은 90년대생 안에서도 엘리트들이다. 그들의 촛불이 공정이나 정의를 바라고 든 촛불이었는지 의문이다. 특정집단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이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그 촛불을 들었던 건 존재론적 기득권을 지키려는 마음 표출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다혜: 수능제도라는 게 모두에게 공평한 것인가, 라는 질문도 할 수 있겠다. SKY 재학생 중 고소득층 재학생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다는 통계자료를 봤다.

   
▲ “금융 위기 와중이던 1998년을 기점으로 386세대인 1960년대생들이 전체 소득의 34퍼센트를 벌어들이며, … 2015년 1970년대 출생 세 대에게 자리를 내어줄 때까지 장장 17년 동안 수위를 빼앗기지 않고, 전체 소득의 35~40퍼센트를 점유했다. 〈그림2-10〉은 세대별 총가 계소득점유율이기 때문에 그 세대의 다른 모든 세대 대비(경제활동 중인 가구주 기반 세대별 인구의 크기를 반영하는) 경제력의 크기 라고 볼 수도 있다. … 386세대는 동일한 삶의 시기, 소득과 인구의 크기에서 모두 다른 세대를 앞지른다.” (《불평등의 세대》, 이철승, 문학과지성사, 126쪽)

― 조국 후보자 논란을 두고 세대 간 온도 차이가 크다.
민호: 기성 세대의 격한 반응을 보는 10, 20대의 마음은 뜨악하다. 개혁 진영과 보수정당의 대립구도로만 이원화해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조국 후보자가 가진 한계도 있는 것 같고, 그럼에도 그를 마냥 반대할 수만은 없는 지점도 있다. 그 대립구도에 굉장한 의문을 갖게 되었고, 단순히 ‘조국 수호’라고 외쳐버리면 놓치고 넘어가는 담론들이 많다. 《88만 원 세대》의 공저자 박권일 씨는 “조국 사태의 다양한 측면 중 어디에 ‘버튼’이 눌리는가”에 따라 그 사람이 어디에 서 있는지 말해준다고 썼다.
다혜: 계급사회가 철폐되는 세상은 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질책하는 말을 들었을 때 ‘불법은 아니지 않느냐’는 말로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머뭇거리고 부끄러워하는 세상(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득권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성을 인지하고 성찰할 수 있는 세상 말이다.
범진: 조국 후보자가 자기 기득권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긴 했다. 다음에는 ‘흙수저’ 장관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발언이 멋있게 들릴 수도 있는데, 신분사회를 체감하는 사람들이 듣기에는 좀 허황한 말이다. 마치 <기생충>에서 기우가 ‘돈 많이 벌어 집을 사겠다’는 말처럼 비현실적으로 들렸다. 어느 쪽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나도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다. 나와 가족의 존엄을 지키는 최솟값을 어떻게 설정해야 약자를 변호하며 살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고민이 깊어진다.
명호: 이후에는 고위공직자를 뽑는 인사 청문 과정도 대대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한다. 학자로만 살았는데 과연 행정가로서 여러 사람들을 관리하며 중요한 사법 개혁을 해나가는 데 필요한 지도력과 능력이 있는지에 관한 논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광기’가 지나고 나면 다음부터는 고위 공직자를 세울 때 개선된 방식으로 가야 서로가 살지 않겠나.

   
▲ 60년대생 옥명호 ⓒ복음과상황 정민호

범진: 조국 후보자와 관련한 여러 의견들 중에 20, 30대가 가진 정서적 맥락과 합리적 비판을 정당 정치쪽에서 귀담아 듣고 목소리를 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국회도 386세대가 다수 차지한다. 지금까지는 386세대가 20, 30대까지 묶어서 대변해줬다면, 이제는 그들 스스로를 대변하는 정치인을 만나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 영화 〈기생충〉을 어떻게 보았나.
명호: ‘지하 인생끼리의 싸움’이 도드라져 보여 서글프게 다가왔다. 반지하를 벗어날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는 격차 사회에 대한 씁쓸한 풍경화다. 반지하에 사는 젊은 세대인 기우의 ‘돈을 많이 벌겠다’는 마지막 대사는 허망하게 들렸다. 이런 격차 사회 속에서 대안적 공존의 길은 없나, 파국으로 갈 수밖에는 없는 건가, 여러 질문이 남았다.
민호: 영화 속에서 계획과 무계획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크게 공감했다. 젊은 세대가 마주한 세상은 무언가를 계획하기가 너무 어려운 곳이다. 언제 취업을 하고, 얼마를 모아서 집을 구하고…. 이런 계획을 세우기가 비현실적이지 않나. 90년대생은 공무원 준비 비율이 높다고 하지만, 아예 준비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나가떨어져서 안정적 삶 자체를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범진: 영화에서 누구는 경제잡지 표지모델도 하는 반면, 대부분의 사람은 그 사람을 리스펙트하면서 지하에 숨어서 산다. 각자의 장점과 재능이 있는 기택네 가족들과는 달리, 박 사장 가족의 개인들은 영화 속에서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냥 돈이 많고, 대다수는 사업 아이템을 잘못 선정해서 망한다.

   
▲ 80년대생 이범진 ⓒ복음과상황 정민호

다혜: 여성 캐릭터가 소비되는 방식을 생각했다. 연교, 기정, 충숙, 문광은 사모님, 여동생, 엄마, 가정부 아주머니로 설명을 해야 알아듣는다. 이들은 성적으로 소비되거나, 아무리 똑똑해도 죽임을 당하거나, 남성 캐릭터로 하여금 각성을 하게 하는 존재다. 영화 엔딩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편지 보내는 형식이다. 계급 얘기, 필요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계급 얘기만 할 건가.

― 복상 인스타그램(@goscontext)에서 좌담회 질문을 받았다. 어느 독자 분이 “90년대생들은 대학생이 될 무렵부터 ‘개독교’라고 불리던 슬픈 세대인 것 같다. 선배들은 당당하게 신앙생활을 했는데 저희 세대부터 눈치를 본 듯하다. 저만 그런가요?”라는 질문이었다.
명호: 그리스도인임을 말할 상황에서 감추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교회세습, 교회성폭력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신앙서적을 읽거나 들고 다닐 때 표지를 안 보이게 하거나 옆 사람이 보지나 않는지 주위를 한번 스윽 훑어본 다음 책을 읽는 습관이 생겼다.
범진: 학부 때 전공이 ‘기독교학과’였다. 정체성이 어쩔 수 없이 밝혀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지만, 성경책으로 시험 공부하는 게 자랑스러웠던 적도 있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개독교’를 변증해야 하는 걸 숙명이나 운명처럼 받아들인 것 같다. 지금은 그렇게 비장하지 않다.
민호: 기독교인임을 주변에 잘 얘기하는 편이다. 자연스럽게 ‘개독교’를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같이 비판하기도 하고, 동시에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기도하겠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그 말을 못하겠는 순간이 있었다. 개인경건만을 추구하는 여느 기독교인처럼 보이기 싫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 이야기를 교회 내로 옮겨 보자. 90년대생 교회 청년들을 봤을 때, 평소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범진: 낀세대인 30대가 보기에 교회 20대 청년들에게 50, 60대 어른들의 말이 바로 갔을 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들이 있다. 중간에서 ‘통역’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교회는 특히나 오해의 요소들이 많다. 부서가 나뉘어 있으면 더 그렇다. 의사결정을 하는 분들은 어르신들이고 청년들은 거기에 종속된다.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더 많은 설명을 해야 할 때면 지친다.
다혜: 의사 결정을 왜 어른들만 하는지부터 의문이다. 합동교단 교회에 다니는 친구에게 듣기로는 남성 장로와 목사만으로 구성된 당회가 최종 의사결정을 한다고. 청년들은 교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모르고, 의사 결정이나 발언권도 없는 거다.
민호: 얼마 전 교회에서 중요한 결정사항이 있었다.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절차가 없었고, 중간 세대가 청년들에게 설명해줬다. 청년들끼리의 공간은 확보되어 있지만, 스무 살 넘은 성인들이 과연 교회 안에서 구성원으로서 권리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생겼을 때, 교회 어른들과 마음을 터 놓고 얘기할 수 있을까? 확신이 없다.

   
▲ 90년대생 정민호 ⓒ복음과상황 이범진

명호: 근래에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 직분자 선출 과정이 있었다. 우리 교단 헌법에 따르면 안수집사 후보는 35세 이상의 남자, 권사 후보는 45세 이상의 여자로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청년들 사이에서 이의 제기가 있었다. 우리 교회에서만이라도 안수집사와 권사 후보 모두 동일하게 35세 이상으로 연령을 맞추면 좋겠다, 장로 후보에 여성도 포함시켜 달라 등이었다. 그들이 탈권위와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과 젠더 감수성이 있고, 교회 구성원으로서 공식적인 목소리를 내는 게 좋아 보였다. 시대가 바뀌었다. 교회와 총회가 생각을 전향적으로 개선해 나가지 않으면 젊은 세대가 탈교회하는 건 막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범진: 절차들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데, 맹점은 당회, 제직회, 공동의회에서 투명하고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도 어쨌든 교인들은 목사나 힘 있는 장로의 의중을 따르는 결정을 한다는 거다. 청년들은 종속 변수일 뿐이다. 모든 교회가 ‘다음세대를 세우자’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대다수는 자기들 노욕을 채우기 위한 외침이 아닐까.

― 기독교 사회의 386세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다. 《386 세대유감》에서 해제를 쓴 우석훈 박사가 그람시의 공성전 개념을 끌어와서 기독교 사회의 386세대를 설명한다. 한국사회에서 386은 기득권 세력이지만, 기독교 사회 안에서만큼은 ‘수성’이 아닌 ‘공성’의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명호: 한국 개신교 사회 전체를 볼 때는 그게 맞는 것 같다. 대형 교회 및 한국개신교 내에서 주류를 자처하거나 주류를 점하는 쪽을 보면 386세대보다 좀 더 윗세대에 해당하는 건 맞는 것 같다. 그런데 개혁적인 복음주의 운동 그룹으로 범위를 좁히면 386이 이른바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에 있다. 386세대가 수성의 위치일 수도 있다는 거다.
범진: 《불평등의 세대》에서 대표적인 예로 드는 건 교수다. 신학대학에서도 정교수들은 1억 원 안팎의 연봉을 받는다. 그들이 주도적으로 기독교 콘텐츠를 생산하지만 이런 불평등한 상황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다. 기독교 안에 담론들을 이 정교수들에게 맡기고 있는 현실이다. 기독교인 교수들도 연봉이나 이런 제도에 의해 길들여진 것 아닌가.
다혜: 가나안 성도로 여러 교회를 찾아다니며 든 의문이 있다. 교회에 청년들이 없다. 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은 교회도 젠더, 성 소수자 문제는 주변의 주변부화가 되기 일쑤다. 큰 정의를 위해 젠더나 성 소수자 같은 문제들을 ‘사소한 정의’로 치부하고 후순위로 미루는 한국교회에서 이 시대 청년들이 만족할 수 있을까.

   
▲ 90년대생 김다혜 ⓒ복음과상황 정민호

― 끝으로, 오늘 좌담에 대한 총평 한마디.
범진: 이런 자리가 계속 된다면 복상 미래가 밝지 않을까. 너무 오피셜한가?(웃음)
명호: 한국교회 리더십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어땠을까, 세대 간 소통에 관해서도 조금 더 이야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이 테이블 자체가 세대 간 벽 없이 얘기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혜: 이참에 우리도 팟캐스트를 하면 좋겠다.
민호: 평소 사무실에 같이 있어도 이렇게 길게 대화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 복상의 팀워크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세대 간 벽을 이야기‘꽃’으로 허물어 버리자! 


 

진행·정리 김다혜 수습기자 daaekim@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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