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호 잠깐 독서]

대표적 인물들을 통해 조명한 ‘기독교적 자아의 원천들’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 제임스 휴스턴 외 지음 / 양혜원·홍종락 옮김​​​ / IVP 펴냄 / 50,000원&nbsp;<br>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 제임스 휴스턴 외 지음 / 양혜원·홍종락 옮김​​​ / IVP 펴냄 / 50,000원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에 담긴 다채로운 정체성을 성경과 역사속 인물들을 중심으로 탐구하는 책. 42명의 학자가 참여한 이 책은 신구약을 거쳐 초기 교회부터 20세기까지 이르는 대표적 그리스도인들의 생애와 사상을 통해 ‘기독교적 자아의 원천들’을소개한다. 오리게네스, 루터, 크리스티나 로세티, 플래너리 오코너, 디트리히 본회퍼 등을 다루며 각 시대 맥락에서 패러다임 전환, 즉 ‘메타노이아’ 서사로 표출된 기독교 신앙을 조명한다.

다른 어떠한 역사적 작업보다, 정체성을 기록하는 전기적 서사(biogra-phical narratives)에 해석학적 인식이 더 많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 기독교 정체성의 문화사를 제대로 쓰려면 인물 중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신자 개인이 속한 구체적이고 특수한 사회적·역사적 상황을 살펴보고 이를 다른 시공 속의 상황들과도 비교하면서 보아야 하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이 책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이야기를 구체적인 삶의 현실의 맥락에서 들려주고자 한다. … 이 책의 글들은 그렇게 종종 무시되는 정체성 형성의 문화적·실천적 자료들, 곧 이름 바꿈, 특별한 기도 습관, 성경의 형태와 사용 방법, 시편의 역할, 성경 인물과의 동일시, 고백의 형태, 편지, 회고록과 일기, (예를 들어 찬송가와 같은) 음악 형식, 예배 형식 등을 포함시키려 노력했다. (16-17쪽)

그림에서 길어올린 기독교 신앙의 정수 

그림으로 신학하기 / 구미정 지음 / 서로북스 펴냄 / 16,000원<br>
그림으로 신학하기 / 구미정 지음 / 서로북스 펴냄 / 16,000원

신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사유하는 기독교 인문학자인 저자가 그림을 통해 신앙을 성찰한 내용을 담았다. 성서·천지창조·나그네·도시·언약·믿음·아름다움·가난·감정·헛됨·공동체·죽음 총 10가지로 주제에 맞는 그림과 저술을 가져와 해설하고 생각을 덧붙인다.수록된 100점이 넘는 그림은 예술적 감성을 건드린다. 저자가 집필한 《한 글자로 신학하기》(2007), 《두 글자로 신학하기》(2013)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다.

미켈란젤로의 모세는 화가 난 표정인데, 렘브란트의 모세는 어쩐지 슬픈 표정이다.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을 들고서 시내 산 아래로 내려왔는데, 글쎄, 자기가 산 위에 올라가 있는 동안 백성들이 그새를 못 참고 아론을 부추겨 금송아지를 만든 게 아닌가? 렘브란트는 그 순간을 예민하게 포착했다. 슬픈 모세의 얼굴을 통해 아무리 사랑을 퍼주어도 줄곧 배반당하기만 하는 가련한 하나님의 비애를 그렸다. 어쩌면 성서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증언하는 건 하나님의 이 슬픈 사랑인지도 모른다. … 사랑은 오래 참는 거니까.모든 것을 덮어주고 견디는 거니까. (79-81쪽)

코로나 시대, 모세의 인생 여정을 함께 걷다

그 사람 모세 / 김영봉 지음 / 복있는사람 펴냄 / 15,000원<br>
그 사람 모세 / 김영봉 지음 / 복있는사람 펴냄 / 15,000원

믿음의 여정은 종종 광야에서의 여정에 비견된다. 삶의 불확실성과 고독을 생각하게 하는 ‘광야의 시기’ 코로나 팬데믹 가운데 저자가 자신이 목회하는 와싱톤사귐의교회에서 나눈 말씀을 다듬고 보완한 책이다. 광야를 오래도록 깊이 경험한 모세의 인생 여정을 믿음·연단·소명·희생·선택·갈등·죽음 등 17가지 키워드로 담아냈다. 주석적 연구와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한 결과물로, 이 시대에 믿음의 여정을 걷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무한다.

모세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렇습니다.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 그동안 누리고 있던 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 자신의 생명이 스스로에게 달려 있지 않다는 사실, 자신의 존재가 한낱 풀이나 연기와 같다는 사실을 절감할 때 비로소 하나님의 손에 새로 지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광야로 내몰려 그곳에서 지내다 보면 결핍과 불편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간소하게 살아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 그저 자신의 모습으로 한 포기 풀처럼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62-63쪽)

소명을 따라간 하인리히 아놀드의 생애

부서진 사람 / 피터 맘슨 지음 / 칸앤메리 옮김 / 바람이불어오는곳 펴냄 / 25,000원<br>
부서진 사람 / 피터 맘슨 지음 / 칸앤메리 옮김 / 바람이불어오는곳 펴냄 / 25,000원

평화주의 무소유 공동체 브루더호프의 개척자 하인리히 아놀드의 생애를 다룬다. 그의 외손자인 저자는 아놀드의 생애 중 영적 여정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중심으로 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제자도를 따르는 공동체가 겪은 모험과 역경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사람과 공동체를 살리는 리더십은 어떤 것인지 그의 삶을 통해 드러낸다. 이 책은 2020년 브루더호프 창립 100주년을 맞아 2004년 출간된 초고에 여러 증언과 자료를 보태 확대 개정한 최종판이다.

몇 달 동안 우드크레스트에만 머물고 있을 때도 하이너의 생각은 더 넓은 세상을 누렸다. “나이가 들수록 제게 브루더호프는 덜 중요합니다.” 어느 날 저녁 하이너가 공동체 멤버들에게 도전적으로 말했다. “공동체에 함께 사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것, 이웃에게 저녁을 대접하고 그 이웃에게 저녁을 대접받고 사는게 다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겐 할 일이 더 있습니다.” 하이너는 끊임없이 바깥세상을 살피며 고민했다. “우리의 책임은 무엇일까? 오늘날 벌어지는 일, 베트남 전쟁,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주 이란 미국대사관 인질 사건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517-5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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