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9호 커버스토리]

온 세계가 하나의 공포 아래 집결한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인류는 자본의 탐욕이 불러왔던 경제 대공황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꾸준히 위기관리를 해왔고, 제1·2차 세계대전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한 정치적·군사적 모색들도 나름대로 쓸모 있어 보였다. 세계는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하게 불공정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렸고 인류는 눈감고 귀 막으며 미천한 일상과 비참함을 못 본 체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균열은 뜻밖의 영역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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