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9호 커버스토리]
나는 교회에 주 3회 이상을 꼬박 들렀다. 주일에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 토요일에는 예배를 준비하기 위해, 수요일이나 금요일에는 철야 기도회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나에게 교회는 피할 곳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던 가정 형편으로 인해 잦은 이사와 전학을 반복해야 했던 나는 늘 위태롭고 불안했다. 그런데 교회는 언제나 내게 포근함과 안전함을 제공해주었다. 여름이면 에어컨을, 겨울이면 난방을 아낌없이 틀어주었다. 화장실은 늘 청결했고 예배당 의자와 바닥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소음 없이 평화로웠고 단정한 한 끼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예배를 드리면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설교자는 모든 게 괜찮아질 거라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축복을 주실 거라고 말했다. 그런 말들이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순 없었지만 전지전능한 신이 나를 보호하고 지켜줄 거라는 안도감은 주었다. 하여 교회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교회 안 깊은 곳으로 나를 더욱 밀어 넣었다. 교회 밖은 교회 안보다 훨씬 춥고 습하고 불결하고 배고프니까. 절망의 근본적인 이유를 헤집고 낱낱이 살펴보는 일은 고통스러웠다. 모든 절망을 신앙으로 덮어버린 뒤 눈앞에서 치우고만 싶었다. 오래오래 교회 안에만 머물고 싶었다. 그러나 나를 먹이고 자라게 한 교회를 제 발로 걸어 나오게 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