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호 커버스토리] ‘예배를 준비하는’ 7인과의 인터뷰
예배가 순조롭게 진행되려면, 예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번 기획에 맞춰, 보이는 자리 혹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교회를 섬기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SNS와 지역별 독자모임 등을 통해 수소문하여 일곱 명과 짧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독교한국침례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합신, 느헤미야교회협의회, 나들목교회네트워크 등에 소속되어, 평택·서울·수원·경주에서 지역교회 찬양인도자, 교사, 엔지니어 등으로 헌신하고 있는 이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한국교회 모든 봉사자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이야기를 하나하나 취합해보니, 예배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1. 구성모(35세 남성, 평택)
- 무슨 일을 맡고 있나요?
중고등부 예배 찬양 인도 및 찬양단 지도를 맡고 있습니다. 올해로 7년째입니다. 처음에는 소수의 중·고등학생을 담당하는 담임교사로 활동했는데요. 당시 찬양인도자가 예고 없이 그만두게 되어 찬양 인도를 겸하다가, 찬양단 소속 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찬양단 지도를 전담하게 되었죠.
- 교회 일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솔직하게 나눠주세요.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는데도 찬양인도자로 계속 쓰임 받고 있는 셈인데요. 학생들과 공동체를 이뤄 찬양과 음악으로 교감할 수 있어서 기쁘고 즐겁습니다. 찬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배의 의미가 이전보다 더 생생하게 느껴지고, 가사가 삶으로 녹아드는 역사를 매번 경험합니다. 학생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불만이 없다는 데 감사를 느낍니다.
- 섭섭함을 느끼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는 없나요?
매번 곡을 선정할 때 어떤 찬양을 주님께 올리면 좋을지 늘 기도로 간구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제 개인 상황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찬양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강제로도 괜찮으니 이끌어달라’면서 찬양단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는 자녀를 넣어달라고 부탁하는 학부모가 있었습니다. 자녀에게 악기라도 배우게 하려는 마음이셨는데, 몇 차례 거절하느라 난감했습니다.
- 일을 계속 이어갈 생각인가요?
후임자를 세우려 합니다. 맡은 일에 불만은 전혀 없지만,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제가 내려놓아야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학생들로만 구성된 찬양단을 세우려는 목표도 있어서요. 현재 악기는 모두 학생들이 다루고 있고요. 찬양인도를 할 수 있는 학생을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2. 이현지(가명, 20대 여성, 서울)
- 무슨 일을 맡고 있나요?
고등부를 졸업한 후, 담당 목사님이 교사로 남아달라고 권유하셔서 현재 7년째 고등부 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찬양팀 교사를 3년 정도 했고요. 행정팀과 반 교사를 병행하다가, 지금은 학년 임원 교사를 맡아 이런저런 행사를 준비합니다. 매주 반 공과를 진행하고, 한 달에 한 번 임원 회의에 참석해 학년별 교사의 고충을 전달하거나 예배 관련 사안을 결정합니다.
- 교회 일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솔직하게 나눠주세요.
소속 부서인 청년부에서 활동하는 것보다는 더 엄격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제 고민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터놓기보다, 교사로서 어떻게 보일지를 먼저 의식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교회 다니는 일이 늘 조마조마합니다. 또 교사 공동체에 많이 의지하는 편입니다. 매주 일상을 나누며 오래 봐온 사람들이 많아 애정이 큽니다. 사람 때문에 다니지 말라는 설교를 종종 듣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섭섭함을 느끼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는 없나요?
목회자와 신앙상담을 하다가 다른 교회에 가보라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제가 교사로 반 사역을 맡는 데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교회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그 후로 솔직한 이야기를 잘 꺼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비슷하게 고민하던 친구들이 공동체나 교회를 떠나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는 나도 교회를 떠나겠구나’ 생각합니다.
- 일을 계속 이어갈 생각인가요?
공동체에 애정이 크지만 더 이상 교회학교 교사로 남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간 개인적인 신앙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해서, 공과를 통해 말씀을 전달하기가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전하려는 메시지에 동의하지 못해 공과를 진행하지 않고, 그 시간에 그저 밥이나 잘 사주는 교사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교회에 남아있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3. 김연숙(49세 여성, 수원)
- 무슨 일을 맡고 있나요?
유초소년부 부장교사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부서 목회자인 전도사님과 함께 예배와 반 목양, 2부 순서 등을 준비합니다. 예배 후 목사님, 선생님들과 함께 예배 및 학생들과 관련한 공유 사항을 나누고, 돌아오는 주일예배 및 2부 순서 등을 논의하죠. 앞서 10년간 소년부 교사로 섬겼고요. 교회가 분립 개척하면서 어떻게 섬길지 고민하고 기도하다가 다음 세대를 위한 부르심에 함께하기로 했고, 담임목사님의 임명으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 교회 일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솔직하게 나눠주세요.
예배할 때 초등학생들이 때로는 집중하지 못하고 선생님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잃어버린 어린양 한 마리를 찾으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힘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제 눈으로 봤을 때는 믿음이 자라지 않는 것 같았는데, 믿음의 아이들로 자라 중고등부에 있는 모습을 보면 우리 안에 일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렇게 나의 어떠함이 아닌 하나님의 일하심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 섭섭함을 느끼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는 없나요?
하나님이 맡기신 양인 학생들을 대하는 제 모습이 한결같지 않아서 마음이 무너질 때가 있었습니다. 더 기도하지 못하고 사랑으로 돌보지 못하는 모습에 하나님께 너무 죄송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 힘듭니다. 하나님은 한결같으신데 저는 그렇지 못하여 감정에 휘둘릴 때가 자주 있어서 하나님께 더 집중하며 기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일을 계속 이어갈 생각인가요?
교회의 모든 사역에는 경중이 있을 수 없습니다. 마음에 큰 부담은 있지만 매 주일 아이들을 보며, 예배에 집중하고 찬양과 말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에 큰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사역이기에, 허락하신다면 당분간 계속하길 원합니다.
- 예배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교회 크기, 예배 형식이나 목회자의 어떠함이 하나님 은혜를 결정하지 않음을 많이 깨닫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어떠함을 뛰어넘어 일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더 기도하려 합니다.

4. 유신석(37세 남성, 서울)
- 무슨 일을 맡고 있나요?
주일예배 때 찬양팀에서 기타를 치고, 새로 세워진 음향 엔지니어 옆에서 보조로 돕고 있습니다. 예배 때 악기와 마이크 세팅, 교육부서 예배 때 음향 세팅을 돕습니다. 음향 엔지니어가 공석일 때 예배 전 찬양팀 세팅, 수련회 준비, 교육부서 음향기기 관리 등 음향과 관련한 여러 일을 했습니다. 찬양하는 것이 너무 좋아서 기타를 배웠고, 음향기기에 관심이 있어 조금씩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향 엔지니어가 되었습니다.
- 교회 일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솔직하게 나눠주세요.
예배를 준비하며 순서마다 음향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고,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데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음향은 예배를 소리로 전달하는 역할이라 엔지니어의 존재를 느끼지 못해야 일을 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수하거나 음향이 이상하면 예배 흐름을 방해하게 되는데요. 부담과 책임감을 많이 느낍니다. 음향에 대한 필요가 많은데 지원할 수 있는 교회 재정은 부족하고 섬기는 사람은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기도 합니다.
- 섭섭함을 느끼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는 없나요?
음향 담당 직원이나 사역자가 없는 교회에서 예배, 특별 행사, 수련회를 준비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먼저 와서 세팅 등을 준비해야 하고, 예배 끝나고 모두가 교제하러 떠날 때 혼자 남아서 뒷정리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교회에서 음향 엔지니어는 다른 섬김의 자리에 비해 지식·경험·자격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느껴져 지원자가 귀합니다. 오랫동안 음향 엔지니어를 하다 보면 지칠 때도 있고, 예배 중 방송실이라는 공간에 홀로 고립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일을 계속 이어갈 생각인가요?
혼자 엔지니어를 했다면 그만두고 싶었겠지만, 함께하는 선배가 있어서 도와가며 이어가려 합니다. 찬양팀으로 섬기는 예배뿐 아니라 교육부서 예배의 필요를 보고 바꾸어가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10년 넘게 함께한 찬양팀과 계속 예배의 소리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 예배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예배 후에도 잘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섬기는 음향 엔지니어에게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음향 엔지니어에게는 사역자와 예배를 섬기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요구 사항이 있거나 의견을 함께 조율할 때 서로의 이야기에 경청하며 좋은 소리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5. 유태석(34세 남성, 서울)
- 무슨 일을 맡고 있나요?
엔지니어팀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주요 업무는 예배 PPT를 넘기는 오퍼레이터 역할을 비롯하여 유튜브 영상 송출, 상황 연출에 맞는 카메라 조작입니다. 작년 여름 느헤미야 연합 수련회를 통해 많은 은혜를 받았는데, 소속감도 없었던 저에게 자발적으로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 게 계기였습니다. 엔지니어팀이 남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혼자 외로이 헌신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보탬이 되고자 지원했습니다.
- 교회 일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솔직하게 나눠주세요.
공대생이라 기계를 조작하고 만지는 일에 재미를 느낍니다. 무엇보다 예배 진행을 매끄럽게 이끌어가고 완벽히 마쳤을 때 오는 카타르시스는 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를 것입니다. 어느 날 오후 특강 때는 강사님이 무대를 아주 넓게(?) 사용하셔서 카메라 앵글이 쫓아가는 데 애를 많이 먹었고, 저작권 문제로 영화 클립 동영상의 유튜브 송출 중간에 끊겨버려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능수능란하지 못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 섭섭함을 느끼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는 없나요?
전문가처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늘 있는 편입니다. 아직 방송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요. 상황별 카메라 앵글 조절 문제 등, 기계 조작에 능숙하지 못해 생기는 일들로 혼자 고민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저희 교회는 방송실이 건물 2층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는데요. 예배 이후 사람들과 교제하지 못하고 모두가 사라진 예배당을 나 홀로 빠져나올 때 가끔 외롭기도 하더라고요.
- 일을 계속 이어갈 생각인가요?
계속할 생각입니다. 주변에서 작은 실수에도 ‘괜찮다’ ‘잘했다’ 격려와 찬사를 보내주셔서, 상처받지 않고 오히려 밑바닥인 자존감이 올라가는 기분이었습니다. 텅 빈 공간 속에서 혼자 이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이유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부족하지만 기다려주고 함께해주는 어른들 덕분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경험했던 그분들 속에 보이는 하나님 형상이 제가 다시금 은혜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이 일이 즐겁고, 영혼의 자유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 예배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눈에 띄는 사역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하는 헌신자들을 꼭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지나가다가 그들을 발견하게 된다면 많이 격려해주시고 위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6. 최용석(46세 남성, 서울)
- 무슨 일을 맡고 있나요?
예배 미디어팀 팀장입니다. 코로나 이전부터 교회에 공간 부족 등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모자실을 비롯한 외부 공간에 라이브를 중계할 필요가 있어서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 교회 일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솔직하게 나눠주세요.
감사를 느낍니다. 3년 전 코로나가 오기 전에 라이브 중계를 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가 작은 규모인데도 코로나 상황에서 온라인 예배를 수월하게 준비했습니다.
- 섭섭함을 느끼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는 없나요?
섭섭함은 없습니다. 다만,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미디어 중계팀의 피로도가 증가하여 교대 인력이 부족한 점은 어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을 계속 이어갈 생각인가요?
네, 아직 교회에 간사를 둘 여력이 없습니다. 다른 교회라면 미디어 관련 간사들이 담당할 일들을 성도들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 교회가 필요로 하는 한 이어갈 생각입니다.
- 예배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가장 힘든 것은 ‘예배 자체에 집중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배와 관련한 일은 가장 예배에 헌신하는 듯 보이지만 어쩌면 예배 중 다른 곳에 가장 많이 마음을 뺏길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봉사 뒤에 숨어 오랫동안 제대로 예배드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 점은 본인 스스로 하나님 앞에 물어야 하는 지점이 아닐까요? 마르다는 필요하지만, 마리아들을 원망하거나 다르다고 느끼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마르다 영성의 많은 봉사자들을 응원합니다.

7. 고자형(41세 여성, 경주)
- 무슨 일을 맡고 있나요?
저희 교회는 올해 코로나가 완화된 이후, 격주로 전체 모임과 둥지 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따로 건물은 없고, 제가 속한 공동체에서 마련한 공용 커뮤니티센터에서 주일예배를 드려요. 저는 주일날 전체 예배 전에 커뮤니티센터가 예배공간에 적합하게 쓰일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어요. 그 외에는 남편과 함께 이동수단이 필요한 청년들을 픽업하거나 예배 후 교제할 때 나눌 음식을 마련하고, 집을 오픈하여 친교를 위한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한마디로 모임을 준비하고 환대하는 일이죠.
- 교회 일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솔직하게 나눠주세요.
저는 청년둥지를 맡아 함께 교제하는데요. 요즘 청년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들을 수 있어서 감사해요. 제가 20대일 때와는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하는 청년들 모습이 가슴 아프기도 하고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직접 듣지 않았다면 몰랐겠죠.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음에 감사해요. 인생 선배로서 건강한 본을 보이고 싶다는 다짐도 하고요. 청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제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도 된답니다.
교회와 집이 쉽게 분리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지만, 처음 이사 왔을 때 이 터가 예배하는 공간이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저희 것이라 주장하기보다 많은 이와 나누는 공간이길 바랐는데, 그렇게 사용돼서 보람을 느껴요. 공간을 내어주는 것만으로 많은 지체들에게 과분한 칭찬과 물질적·정서적 도움을 받기도 하죠.
- 섭섭함을 느끼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는 없나요?
앞서 언급했다시피, 집과 교회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 어렵죠. 저의 육체적 한계와 정서적 부침을 지혜롭게 지켜가며 공간을 오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고민을 늘 하고 있답니다. 모임에 참여할 때는 집이 곧 교회라서 장점도 있지만, 주거공간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다 보니 주일날 집에서 쉬고 싶을 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죠. 어른들은 사적 공간을 함부로 침범하지 않지만, 수시로 들락날락하는 어린 손님들이 있어서 현관문이 늘 열려있기도 하고요. 또, 예배공간이 평소에는 일상생활을 하는 공간이라, 수시로 점검하고 정돈하고 관리해야 하죠.
- 일을 계속 이어갈 생각인가요?
공간을 내어주면서 환대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배우게 되었어요. 같은 상황인데도 제 마음에 따라 힘겹게 혹은 즐겁게 감당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손님이 찾아오는 것이 적잖이 부담되고 피곤하기도 했는데, 지나고 보니 많은 사람이 다녀간다는 것은 그만큼 저희 가정에 많은 축복이 쌓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래된 예배당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하나님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처럼요. 다녀간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들이 집안 곳곳에 보이지 않게 쌓인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무엇보다 저희 두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환대를 배우는 기회가 되어 감사해요. 진정한 환대란, 아름다운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라기보다 반가움과 따듯함으로 공간을 채워가는 일임을 배워가고 있어요. 제 체력과 정서적 한계를 잘 보살피며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기쁘게 환대하고 싶어요.
- 예배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저희 교회는 예배 끝날 때 모든 성도들이 함께하는 고백이 있어요. 인도자가 “이제 주일예배는 모두 끝났습니다”라고 하면, 회중이 “주일예배는 끝났지만, 삶의 예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라고 말하죠. 마지막 고백에 늘 여운이 남아요. 나는 삶의 예배를 잘 살아내고 있는가 질문하게 되고요. 함께 주일마다 드리는 예배도 중요하지만, 삶의 예배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삶의 예배가 아름답게 드려질 수 있도록 일상을 잘 살고 싶어요. 그게 제가 예배를 위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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