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2호 나의 최애들]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처럼 읽기》

믿기 힘들겠지만, 대학 다닐 때 치마 입고 등교한 적은 딱 두 번이다. 졸업 사진을 찍던 날과 졸업식 날. 검정색 정장으로 같은 옷이었다. 그 정장 치마를 입고 (물론 위에 졸업 가운을 입었지만) 사자상에 올라가 찍힌 사진이 있다. 얼마 전 열린 싸이월드에서 찾아보니, 그 사진을 업로드한 게시물 제목은 ‘이게 뭔 짓이래…’였다. 올라가는 과정부터 사자상에 앉은 순간, 내려오는 과정까지 각각을 담은 사진이 하나로 편집돼있었다. 사진 속 사자상을 쳐다보다가 사자 이빨이 석상 재질과 다른 하얀색 폴리머 재질인 점이 눈에 띄었다. 사자상 이빨을 소장하면 사법시험에 합격한다는 오랜 속설 때문에 툭하면 이빨이 사라지던 그 사자는 수시로 임플란트를 했다. 수위 아저씨가 큰 비닐봉지에 이빨을 한가득 보관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도 있다. (구글링을 해보니 2018년 이후로 이빨 도난이 없어 시설 주임님이 대학의 큰 발전을 느낀다는 인터뷰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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