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호 나의 최애들]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사는 일은 평생의 숙제다. 어쩌면 이 연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누군가와 함께 사는 일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때마다 길을 내주는 작가를 만난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작가들을 등불 삼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니, 몇 년 전부터는 내가 누군가의 한 걸음을 위해 등불까지는 아니고 휴대폰 손전등 정도 비춰주는 작은 일을 하게 되었다. 친구가 발 담그고 있는 청년 회복 공동체에서 은둔 경험이 있는 청년들과 한 달에 두 번 함께 읽고 쓰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청년들은 모임에서 어떻게 가족 혹은 한국 사회와 불화하게 되었는지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그러면서도 어떻게 사회와 만날 접점을 만들어낼지 진지하게 궁구하며 토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