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호 에디터가 고른 책]

하나님의 뜻을 아는 길 / 송인규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15,000원
하나님의 뜻을 아는 길 / 송인규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15,000원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신앙을 가진 뒤부터 놓지 않고 있는 거의 유일한 물음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물론 이 물음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많이 달라졌다. 초기에는 호기심 어린 궁금증, 탐구욕에 가까웠다. 삶을 잘 꾸려나가고 싶은 마음도 한몫했겠다. ‘하나님’이라는 단어와 ‘뜻’ ‘인도하심’ ‘음성 듣기’라는 단어가 조합된 책이면 주저 없이 들춰보았다.

하지만 이제는 위 물음에서 ‘(우리가) 알 수(나) 있을까?’라는 답답함과 막막함을 먼저 읽는다. “나의 생각은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너희의 길은 나의 길과 다르다”(사 55:8, 새번역)라는 구절이 대문자로 눈앞에 떠다닌다. 웬만큼 읽고 기도하고 고민해본 것 같은데, 여전히 ‘사건’들 앞에서 메꿀 수 없는 틈새를 마주한다.

이 책의 목적은 이런 갑갑함을 말끔히 해갈해주거나 난제를 해결할 묘수를 제공하려는 데 있지 않다. 하나님 뜻(인도)을 정직하게 탐구하고 더욱더 고민하는 일을 조금 수월하게 만들어주려는 데 있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지도 작성자의 심정으로’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먼저 경험해온 신앙 선배의 노하우, 신앙적·성경적 이슈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내는 데 수고해왔던 신학자의 관록이 드러나는 책이다.

저자는 ‘보편적 하나님의 뜻’ ‘개별적 하나님의 뜻’으로 하나님의 뜻을 구별하고, ‘성경의 구절’ ‘기도 중 확신’ ‘자기 평가’ ‘상담과 조언’ ‘환경의 문’이라는 수단을 도표와 사례 등으로 세밀하게 정리해 길 찾기를 돕는다. 대소사에서 붙잡아야 할 그리스도인의 판단 근거와 기준에 대한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내용”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을 담았다. 종국에는 이를 바탕으로 ‘결혼’ ‘직장’ ‘교회 선택’의 문제도 검토한다.

그냥 슥 읽으면, 내용이 평이하고 ‘하나님 뜻 탐구’에 있어서 당연한 원칙을 늘어놓은 책이라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관련 서적을 찾아 읽고 기도하고 묵상하면서 길을 찾기 위해 애태우고 방황해본 사람은 안다. 맞닥뜨린 상황 가운데 어렴풋이 가물거리는 대원칙을 다시금 상기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성경, 각종 서적 및 자료, 경험, 예외 상황을 균형 있게 검토하는 이 책의 강점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실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다 보면 책에서 이야기하지 못한 새로운 상황들과 맞닥뜨리곤 할 것입니다. … 이론적 설명과 실제 경험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다 싶으면, 과감히 이론을 수정하거나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독자 여러분의 몫입니다.”

강동석 기자 kk11@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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