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호 에디터가 고른 책]

교회를 선택한 사람들 / 정재영·김선일·송인규·이민형·정지영 지음 / IVP 펴냄 / 15,000원
교회를 선택한 사람들 / 정재영·김선일·송인규·이민형·정지영 지음 / IVP 펴냄 / 15,000원

4년간 신앙 공동체 없이 지냈다. 캠퍼스 선교단체 활동으로 (그때를 후회하진 않지만) 지쳐있었고, 교회 바깥에서 인상 깊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게 ‘신앙 공동체’가 필요한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유가 하찮아졌다. 일요일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었고, 꼼짝없이 설교를 듣는 게 부담스러웠으며, 엄마의 계속되는 권유에 반항(?)하는 심리도 있었으니.

그러다 최근 교회를 (내 기준에선) 꾸준히 나가기 시작했다. 유명한 목사님이나 세련된 설교가 있어서가 아니다. 다른 중요한 이유들이 있지만, 결정적으로는 한 어른 때문이다. 3년 전 처음 만난 그분은 고민을 종종 들어주기도 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뭔가를 베푸셨다. 처음엔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분이 다니는 교회라면 괜찮은 곳이겠다’고 느꼈다.

처음 이 책을 뽑아든 이유는, ‘교회를 선택한 사람들’에 나 같은 ‘구신자’(?)도 포함되는 줄 알아서였다. 탈교회 시대에 사람들은 어떻게 회심하는지, 그리고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는 이 책은 ‘새신자’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를 통해 2020년 8월 20일부터 9월 13일까지 19세 이상 458명의 개신교 새신자들(교회 출석 5년 이내)에게 교회 유입과 정착 내역을 물었고, 이에 대한 응답을 종교사회학, 실천신학, 철학, 목회학, 기독교 문화와 전도, 기독교 출판 영역에서 활동해온 필자들이 분석했다. 질적 연구로 소수의 새신자를 인터뷰한 내용도 담았다. 교회를 다니기로 선택한 이로서 공감하면서도 허탈할 정도로 단순한 요인들을 발견했다.

“자발적으로 교회에 나온 새신자들이 교회에 출석하게 된 계기로는 … ‘본받을 만한 훌륭한 인격을 가진 크리스천을 보고’(19.6퍼센트)와 ‘교회가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보고’(8.9퍼센트)도 주요 계기였다.”

“교인 등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나를 전도한 사람’(39.9퍼센트)이었다. … ‘교인들의 친절한 분위기’(33.4퍼센트)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처럼) 교회에 오랜만에 다시 나가는 사람들도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탈교회 시대에 교회를 다시 다니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이가 매개가 되었는지, 교회를 선택할 때 우선순위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신앙 공동체가 없었던 시간은 어땠는지. 내 경우, 신앙 공동체가 필요한지, 그렇다면 어떤 곳과 함께하고 싶은지 부딪혀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다혜 기자 daaekim@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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