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6호 에디터가 고른 책]

초기 교회의 성경 / 후스토 L. 곤잘레스 지음 / 김기철 옮김 / 복있는사람 펴냄 / 14,000원
초기 교회의 성경 / 후스토 L. 곤잘레스 지음 / 김기철 옮김 / 복있는사람 펴냄 / 14,000원

8월부터 매일 QT를 하고 있다. 기도로 나아가는 날은 거의 없고, QT를 깜빡하는 날도 있지만(이때는 몰아서 읽는다) 내일의 말씀은 무엇일지 기대한다. 요즘의 내게 필요한 말씀들을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의외로 재미도 있다. 나와 같이 잘못을 저지르고 실수하고 불완전한 ‘믿음의 선조’들을 보고 있자니 위안이 된달까, 겸손해진달까.

제법 속이 꼬이고 신실하지 못한 이유지만, 그렇게 매일 말씀을 접하니 자연스레 호기심이 들었다. 고대의 첫 성경이 오늘날 성경책으로 우리에게 전해지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옛날 사람들은 성경을 어떻게 사용하고 해석했을까? 이 질문에 답하는 이 책은 초기 교회의 성경을 다루는 입문서로, 저명한 역사신학자 후스토 곤잘레스가 아흔을 앞둔 고령의 나이에 집필한 최신작이다.

대중적 언어로 집필된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전하는 많은 교훈을 접할 수 있었다. 하나, 오류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필사자·번역자·해석자를 거쳐 우리에게 성경이 도달했다는 점. “그러므로 성경을 연구할 때, 그리고 성경이라는 토대 위에 우리의 교리와 삶과 행위를 세운다고 주장할 때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임을 인정하는 겸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 가죽 형태에서 파피루스로, 두루마리에서 코덱스 형태로, 오늘날엔 스마트폰 등 전자 도구로 성경의 ‘모양’은 변해왔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언제나 동일하다는 것.

셋, 성경을 물려주고자 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성경이 우리에게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 고대와 중세 전체 기간에, 여러 이유로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을 수 있는 이는 극소수였다.

“세상의 종말이 이르기 전까지 우리 다음에 얼마나 많은 세대가 이어질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이어질 세대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귀 기울여 들어야 하리라는 것은 안다. 그런데 이것은 약속이기도 하다. 긴 세월 힘써 성경을 베낀 많은 사람의 수고가 우리 안에서 열매를 맺었듯이, 오늘 우리가 성경을 전하기 위해 애쓰는 일도 장래에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성경 인물만이 아니라 성경을 둘러싼 역사를 통해서도 겸손해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김다혜 기자 daaekim@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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