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6호 정원의 길, 교회의 길]

뉴욕식물원 도서관을 배경으로 서있는 회화나무(<em>Styphnolobium japonicum</em>, 왼쪽)와 백합나무(<em>Liriodendron tulipifera</em>)의 겨울 풍경. 건물도 나무들도 100년 넘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하 사진: 필자 제공)&nbsp;
뉴욕식물원 도서관을 배경으로 서있는 회화나무(Styphnolobium japonicum, 왼쪽)와 백합나무(Liriodendron tulipifera)의 겨울 풍경. 건물도 나무들도 100년 넘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하 사진: 필자 제공) 

‘잎눈이 검은 걸 보니 안개나무가 맞구나.’ 코끝이 알싸한 겨울 아침, 뒷마당 나무를 살피다가 잎이 다 떨어진 관목에 눈길이 갔다. 집 근처 수목원에서 해마다 열리는 식물 장터에서 데려온 나무다. 유럽안개나무(Cotinus coggygria)를 개량한 품종으로 몽글몽글 피어나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꽃과 짙은 자색의 고혹적인 잎사귀가 매력적인 수종이다. 이 나무를 보니 4년 전 콜로라도 주립대학에서 열린 전국 대학생 조경 대회에 참가했던 때가 떠오른다. 나는 ‘나무 이름 알아맞히기’(Woody Plant Material Identification) 종목에 출전했다. 넓은 강당에 꾸려진 대회장에 들어서니 테이블 위에 나뭇가지들이 놓여있었다. 화분에 담긴 서너 종의 관목과 솔잎이 무성한 두어 개를 제외하면 모두 그저 마른 가지들이었다. 참가자들은 나무 50종을 차례로 지나면서 답안지에 학명과 일반 명칭을 적어야 했다. 어떤 나무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마침 전날 학교에 딸린 수목원을 함께 거닐면서 지도교수가 건넨 한마디가 기억났다. ‘안개나무는 잎눈이 까맣다.’ 그렇게 한 점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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