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8호 에디터가 고른 책]

태도, 믿음을 말하다 / 조명신 지음 / 죠이북스 펴냄 / 15,000원
태도, 믿음을 말하다 / 조명신 지음 / 죠이북스 펴냄 / 15,000원

최근, 내가 겪은 한 사건이 어이없는(!) 실수와 그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반응하진 않았을 텐데. 자꾸 스스로를 탓하게 됐다. (아니, 오해가 진실이라면 또 어떤가.) 그러던 차에, 외면하고 싶어지는 에세이집을 만났다.

포항의 한 목회자가 쓴 이 에세이집은 일상에서 건져 올린 일화들을 통해 다른 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자신의 생각과 믿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한다. 크게 ‘성찰’ ‘성실’ ‘수용’ ‘겸손’ ‘관용’ ‘존중’ ‘감사’로 각 장이 구성되어 있는데, 소제목을 보면서 나에게 필요한 글이 무엇일지 직관적으로 다가왔다(‘자꾸 두리번거리는 이유’ ‘나는 피해자라는 태도’ ‘다만 자기 증명에서 구하소서’ ‘남의 떡이 더 커 보일 때’ 등등). 몇몇 대목은 뼈아프면서도, 읽다가 종종 재밌는 일화들과 마주치면 웃음이 나오기도 했는데(‘똥 에피소드’가 그랬다), 완급 조절에 능한 저자의 글솜씨가 느껴졌다. 아래는 밑줄 그은 몇몇 문장들.

“북받쳐오르는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으려면, 그 순간 기도하면 좋다. 기분이 아닌 기도가 태도가 되게 해야 한다. 물론 흥분된 감정을 잠재우고 자존심을 꺾는 일이기에 쉬운 일은 아니다.”

“악착같이 이기려는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경우도 많고, 눈앞에 보이는 작은 것에 집착하다가 더 큰 것을 놓치는 사례도 허다하다. 하지만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완벽하게 지심(죽음)으로 완벽하게 이기는(부활) 본을 보여 주셨다. …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면, 적어도 관계에 있어서는 때론 지는 게 이기는 일일 수 있다. 하나님은 악을 선으로 바꾸시듯, 진 것을 이긴 것이 되게 하신다.”

“오늘날 ‘…한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노력이 우리를 더 피곤하게 만들고 갈증 나게 한다. 그렇다. 다른 무엇이나 누군가로 ‘나’라는 존재에 밑줄 그으려는 시도는 우리를 더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어그로 끌려고 최상급 표현을 남발할수록, 우수한 사람이 되기는커녕 나만 우스운 사람이 된다.”

문체도 쉽고 실린 글마다 호흡이 짧지만,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읽기에는 쉽지 않은 책이었다. 화살표가 내게로 향하기 때문이었다.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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