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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톨릭 교회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그 위기를 헤쳐나간 지혜를 보여줍니다. 가톨릭 교회는 교리로 타자를 배제하고 이단시 하거나 천상의 신비 뒤로 도피하기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 더 겸손히, 긍정적으로 적응하고자 하는 ‘아조르나멘토’ 정신을 붙들었습니다. 공의회 역사에 길을 물어보자면, 위기 속 한국 개신교의 변화의 길은 교리와 성서 해석으로 사회를 재단하고 규정하려는 스콜라주의적 천착에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사회 변화에 귀를 기울이며 묻고 배우는 겸손을 회복하는 데 있음이 점차 뚜렷해집니다. (최종원)
연재모음
최종원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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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를 시작하며: 마르틴 루터, 프로테스탄트, 그레타 툰베리1529년 슈파이어 의회에서 로마 가톨릭교회는 더 이상 마르틴 루터의 지지자들을 묵과하지 않겠다고 결정합니다. 하지만 루터파 제후들과 자유도시 대표들은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에게 항의하는 문서를 제출합니다. 이로부터 사람들은 제국회의와 황제에게 맞선 이들을 ‘프로테스탄트’(Protestant, 항의 혹은 저항하는 자)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이 말은 시간이 흐르면서 신교도 전체를 통칭하는 용어로 굳어졌습니다.500여 년 전 제국과 황제에 맞선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신앙
연재모음
김진수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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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장에 관한 다양한 견해 중에는 창조기사를 과학 교과서처럼 읽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창세기의 1차 독자였던 고대 근동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의 상식과 세계관에 맞게 기술된 것으로 읽으라는 칼뱅의 견해가 건강합니다. 가령, 궁창 위에 물을 두었다는 표현은 하늘 위에 물층이 존재한다고 믿었던 당대의 상식을 반영한 것입니다. 따라서 ‘성경은 대기권 어딘가에 물층이 있다고 가르친다’고 주장하는 건 바람직한 성경 읽기가 아닙니다.이와 마찬가지로 복음서에 나오는 부활도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비유로 읽어야 하지 않냐고
연재모음
우종학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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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북미 관계를 중시해왔던 문재인 정부는 이제 남북 관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아직 북의 위협이 가시지 않았고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도 여전한 상황에서 문 정부의 ‘모드 전환’이 자칫 북한에 이용당하거나 한미 공조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는 상식적인 문제 제기다. 남북 관계 회복 못지않게 이에 대한 우려 불식 역시 오롯이 문 정부의 책임이다. (김성원)
연재모음
김성원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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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위 여성들이 도망쳐 나왔던 같은 업소에서 또다시 몇 명의 여성들이 도망쳐 나왔다는 것입니다. 탈출한 여성들은 쉼터에 머물고 있지만, 혹여나 업주가 주소를 알아내어 자신을 붙잡으러 올까 봐 매일같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급해진 마음으로 여성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만났습니다. 한국에 오게 된 과정, 한국에 온 이후 업소에서 겪게 된 끔찍한 상황들, 이를 견딜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취약함, 그리고 이를 악용하는 업주의 간교함과 악함…. 무엇 하나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전수연)
이웃 곁으로 이웃 속으로
전수연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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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출근하는 길에 마을버스에서 교회 후배를 우연히 만났다. 반년 만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후배와 함께 앉아 근황을 나누었다. 내릴 때가 되자, 나는 속에 있던 질문을 하나 꺼냈다. “요새는 교회 좀 나가니?” 후배가 말했다. “오빠, 저 교회 안 나가잖아요. 그때처럼 지금도 안 나가요.” 후배는 20대 후반부터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소외감이 들었다고 했다. 후배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자격증 시험에 도전했는데, 결과가 매년 좋지 않았다. 친구들은 저마다 유학과 취업, 결혼 등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데, 자기는 남보다 뒤처진다
커버스토리
박요셉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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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이라는 정체성은 사실 미안하고 부끄럽다. 의도하든, 무의식으로든 강자의 논리로 타자를 대상화하며 신의 뜻을 선포하는 이들과 하나의 정체성으로 묶일 수밖에 없으므로, 가끔은 이 정체성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천이 그들만의 방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는다. 이제 ‘크리스천’이라는 정체성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부단히 공부하고 살아내야 하는 것은 교회에 남겨진, 또는 기꺼이 남은 나와 우리의 몫이다. (안혜인)
커버스토리
안혜인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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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구독이 가장 좋습니다.
연재모음
복음과상황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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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집은 지금까지 다루었던 삶으로 복음을 살아가는 여러 사람들을 다시 소개하면서 복음 안에서 이렇게도 다양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복음이라는 것을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고 그치지 않고 그들이 살아가던 삶, 국가, 사회에서 적용하려고 했다는 것이지 않을까요. (@ja***************)
연재모음
복음과상황
351호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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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정의, 종교의 자유에 대한 교회의 통념에 도전하는 하우어워스의 책. 교회의 임무는 단순히 정의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며, 이는 복음의 진리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 저자는 기독교가 정의 이론을 세밀히 돌이켜보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기독교의 정치/사회 참여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편집부)
잠깐 독서
복음과상황
351호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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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폐암 2기 진단을 받은 김동호 목사가 암 환우들을 위로하는 책. 암, 투병,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암을 대하는 자세를 묵상한 글을 담았다. 암에 끌려다니지 말고 함께 싸우자고 손을 내민다. “사랑하는 그대여, 함께 싸워 봅시다.” (편집부)
새 책 나들이
복음과상황
351호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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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들의 일상은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각종 불평등한 현실과도 연결된다. “세상에 성소수자이기만 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콜센터 직원인 마늘이 겪는 일상은, 감정 노동을 해야 하는 여성들이 겪는 일상이기도 하다. ‘꾸밈 노동’을 강요당하고, ‘어린 여자’라서 무시당하는 여성 성소수자의 현실은, 우리 주변에 널리고 널린 성차별적 상황과도 연결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질이 낮고 불안정한 노동을 해야 하는 성소수자 청년의 얼굴은 모든 청년의 얼굴이기도 하다. 즉, 성소수자를 노동자로 소환하는 일은 별스러운 게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바로 우리, 우리 곁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누군가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음란하고 문란한 영’을 땅의 존재로 소환하여 우리 옆에 앉힌다. 우리 옆에서 매일 노동하고, 사랑하고, 살아가는 인간/시민 말이다. 그 시민들과 우리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오수경)
독서일기
오수경
351호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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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의를 바라고 불의를 싫어한다는 것도 하늘을 형이상학적이고 도덕적인 원리로 두고 퇴행하는 혼란한 시대를 개탄하는 의미에 가까워요. 인간들의 고통을 두고 애간장이 끊어지는 기독교의 하나님과는 많이 다르지요. 물론 묵자도 하늘이 천하의 백성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것 역시 의와 불의에 따른 상벌이 명확하다는 게 근거입니다. 이로써 하늘의 뜻(天志)은 사람들이 따라야 할 행위의 법도, 즉 제재의 기준이 되지요. 전란이 일상이고 규칙은 무너지던 시기, 최고의 객관성을 갖는 도덕적 원칙을 설정하고 그에 따라 모두를 아우르는 사랑을 역설하려는 묵자의 시도는 아빠가 얘기한 아가페의 둘째 요소인 ‘대상에 좌우되지 않는 사랑’, 셋째인 ‘죄를 용서하는 창조적인 사랑’과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김희림)
연재모음
김희림
351호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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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사도성과 대속이 갈라디아서를 관통하는 반면, 로마서에서는 유대의 전통과 로마의 권력에 관한 바울의 논의를 살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가 로마서의 율법을 논의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까? 타우베스는 갈라디아서가 율법 전통에 관한 예루살렘 공동체의 해석을 담고 있다면, 로마서는 당시 율법에 대한 유대인의 정치적 해석을 바울이 비판한 글이라고 말한다. 로마서에 나타난 율법은 당시 로마제국과 유대교의 협상안이었다는 것이다. (한수현)
연재모음
한수현
351호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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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시대 속에서 고난받는 자들과 함께하며, 함께 연대하는 저항 공동체가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교회는 천상의 신비 뒤로 숨어 세속에 무관심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현세가 아닌 추상의 세계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역할 이상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당시 가톨릭 교회의 행보는 현재의 고통을 잊게 해줄 환각제 역할에 만족하겠다는 모습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당대의 사람들과 함께하며 천상의 신비를 이 땅에서 구현하는 저항의 종교가 되었어야 할 가톨릭 교회는 이 땅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 종교 속에 대중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가톨릭 교회는 시민 종교로 뿌리내리지 못했습니다. 시민 종교가 되지 못했을 때 그들은 전체주의에 가장 충실하게 부역하는 정치 종교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최종원)
연재모음
최종원
351호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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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씀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명색이 부름 받아 나선 사역자로서 예배가 없는 곳에서 예배를 드리는 일이 최우선순위 아니겠는지요! “선생님, 이번 주일부터 제가 와서 함께 예배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주일 오후 3시 성애원 강당에서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2016년 7월의 마지막 주일, 더사랑교회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매주 주일 오후 3시, 우리 부부는 보육원 강당에서 23명의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요섭)
연재모음
이요섭
351호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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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몇몇 기자들과 대화 중에 누군가 이런 얘기를 했다. “한국교회가 이 모양인 것은 교계 언론 때문이다”라고. 교계 언론이 수십 개 있지만 제 역할을 못해서 지금 같은 한국교회를 만들었다는 얘기였다. 그 말에 따르자면,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다 되도록 아직까지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불안 속에 한반도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현실은 언론 때문이다. 언론이 화해와 일치(통일)보다는 분단과 대결을 부추겨왔기 때문이라고. (김성원)
연재모음
김성원
351호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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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과 ‘투쟁’의 구분이 없고 현장과 교회의 구분도 없는 예배를 드린다. 십자가를 세운 현장이 교회가 되고 현장에서 외치는 ‘아멘’이 ‘투쟁’이 된다. 그렇게 하나님을 부른다. 누구보다 이 자리에 제일 먼저 와서 가난한 이의 손을 잡아야 하는 하나님을 부른다. ‘아멘’으로도 부르고 ‘투쟁’으로도 부른다.작년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예배 후 상인들이 차려 준 식탁에서 배불리 먹고 집에 가려는데 한 상인이 말했다. “고마워요. 다음 주에 또 봐요.” 기약 없는 투쟁의 시간 속에서 다음 주에 또 보자는 말이 따스우면서도 아팠다. 다음 주에도, 그다음 주에도, 현장이 해결될 때까지 우리는 함께 ‘투쟁’을 외치며 예배드린다. 하나님의 빈자리를 남겨 놓고서. (하민지)
이웃 곁으로 이웃 속으로
하민지
351호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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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과 당위만으로는 활동을 오래 할 수 없어요. 활동가가 보다 만족스럽고 안전하게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해요. 근무환경의 열악함, 세대 갈등, 존중받지 못하는 문화 등, 활동 외의 문제로 낙심하고 고민하고 퇴사하는 주변의 이야기들을 마주할 때마다 많이 속상해요. 활동가 대회처럼 이렇게 모인 자리에서 대화하면서 잘 하고 있는 단체의 사례를 참고하고 모두가 나아지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그런 공감대와 문화가 형성되어 활동가들의 건강권과 지속가능한 활동이 보장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현아)
무브먼트 투게더
김현아
351호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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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정의요즘은 누구를 만나도 앞날을 우울하게 이야기한다. 미래가 아주 기대된다는 희망찬 사람은 거의 보기 어렵다. 그럼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미 힘든데 앞으로도 더 어려울 것 같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그러고 보면 구약 예언자들은 언제나 위기 시에 출현했다. 호세아, 아모스, 이사야, 미가는 주전 8세기 앗수르의 침략
커버스토리
김근주
351호 (2020년 0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