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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공동체'를 꿈꾸는 영화제가 온다
[348호 그들이 사는 세상]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강도영 사무국장 인터뷰
[348호] 2019년 10월 28일 (월) 18:26:30 김다혜 daaekim@goscon.co.kr

날이 쌀쌀한 10월 초, 강도영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사무국장을 만났다. 화제의 다큐영화 〈쿼바디스〉(2014)를 배급했던 그는 현재 빅퍼즐 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영화사를 나와 신학 공부를 시작한 이후, 그는 기독교 영화제를 하고 싶다는 꿈을 내내 품고 있었다. “혐오 대신 도모, 배제 대신 축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열린 대화의 장이 되기를 꿈꾼다는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이 영화제의 실무 책임자인 강 사무국장을 만나 새로운 기획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보았다.

   
▲ ⓒ복음과상황 옥명호 

―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를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오는 12월 5일부터 7일까지, 2박 3일 동안 진행되는 기독교 영화 ‘축제’입니다. 우리가 최우선으로 초대하고자 하는 분들은 가나안 성도들, 교회와 소통이 어려운 청년들이에요. 다양한 정체성과 종교성을 가진 분들은 물론 비기독교인들도 모여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 영화제 이름에 들어 있는 ‘모두를 위한’이라는 표현도 그와 관련이 있는 건가요?
현재 한국 사회는 기독교가 혐오와 배제의 주체가 되어버렸지 않나요. 그런 혐오와 배제를 지양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임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시대의 다양한 요구에 응답할 수는 없겠지만, 기독교 정체성을 띤 채로 나름대로 그것에 응답하고 싶었습니다.

― 새로운 영화제들이 많이 생겨나는 흐름입니다. 작은 규모로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듣고 싶어 하는 욕구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사이에서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는 어떤 지향점이 있을까요?
'모두를 위한 기독교영화제'의 지향점은 서로 각자의 영역에서 해야 할 일과 말을 하는 사이에서 빈틈을 메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한국 사회나 교계가 몸살을 앓고 있지 않나요. 초월적 위치에 서야 할 기독교가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시점에서 다름을 포용하고 초대하는 소통의 플랫폼이 되고 싶습니다. 그게 '모기영' 나름의 큰 그림입니다.(웃음)

   
▲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1회 포스터 

― 그런데 프로그램 표를 보니까 ‘기독교 영화제’에 정작 기독교를 다루는 영화가 없던데요.
없어요.(웃음) 아, 천주교 관련 영화가 하나 있긴 하네요. 그런데 기독교 영화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사실 제 질문은 답답할 정도로 케케묵은 질문이긴 해요.

― 케케묵은 질문이 답하기가 어려운 건데….(웃음) 예수나 성경 인물을 다루는 영화?
이런 종류의 영화를 저는 여지가 전혀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기독교성을 찾는 데 있어서 반론의 여지가 없잖아요. 하지만 저는 기독교 영화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핵심 키워드는 소재가 아닌 ‘해석’이라고 생각해요.

― ‘기독교 영화 여부는 소재가 아닌 해석에 있다’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모든 사건을 다 그렇게 볼 순 없겠지만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기독교인들은 신앙과 연결해서 해석하잖아요? 마찬가지로 영화 속 콘텐츠가 성경에서 온 것이어서가 아니라 그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이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여기에서 기독교성이 발현될 수 있다는 거지요.

― 상영작이 이미 예전에 나온 영화들인데요. 7-8년 전에 개봉한 것도 있고요. 다운받아서 핸드폰으로도 볼 수 있는 영화를 왜 사람들과 함께 봐야 하나요?
이 영화제의 포인트는 모든 영화에 ‘시네 토크’가 진행된다는 거예요. 이 영화를 어떻게 기독교적으로 볼 수 있을지 충분히 이야기하는 거죠. 다시 말해, ‘오늘 우리의 해석’을 개봉하는 거예요. 2012년도에 이미 봤다고 할지라도 그때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잖아요. 나만 다른 게 아니고 지금의 한국교회도 그때와 완전히 다르죠. 이런 상황에서 기존 영화를 통해 전혀 새로운 해석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복음과상황 옥명호 

― 페북에 쓰신 글에서 ‘해석공동체’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었어요.
개인적 해석은 왜곡이 될 때가 많으니까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게 자기 해석을 꼭 검증을 받으라는 말들을 많이 하잖아요. 개인의 해석이 무조건 틀렸다는 게 아니라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거죠. 나는 이 영화를 A로 봤는데 공동체가 ‘그거 A 아니고 B야’라고 하면 ‘그래? 그런 해석도 있구나’ 하고 여지를 넓혀주는 거예요. 이게 가능하려면 영화를 같이 보고 같이 이야기해야겠죠. 그 연습을 하는 게 지난번 준비 캠프였어요.

― 지난 9월 말 가평에서 열렸죠. 캠프에서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셨나요?
사전 모집을 해서 갔는데 20명 정도가 지원했어요. 20-50대 참가자들이 저녁에 고기를 구워서 맛있게 먹고 〈나는 예수님이 싫다〉를 봤어요. 1시간 반 정도 되는 짧은 작품인데, 어떤 꼬마아이가 예수님을 만나게 되면서 겪는 일을 그린 영화예요. 자신의 신앙 상황에 따라서 느낀 점들을 간증처럼 나누는데, 멀리서 보니까 그 모습이 교회 같더라고요. 해석공동체가 필요하다 주창해왔는데 확인 받는 느낌이었어요.

― 영화제 프로젝트팀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나요?
영화제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오래 전부터였지만 자금이 없었어요. 올해 서울시에서 이런 행사를 후원하는 공모를 냈기에 지원 했는데 놀랍게도 뽑힌 거예요. 전체 예산의 40%를 서울시가 후원하면서 탄력을 받았고, ‘영상문화연구소 필름포스’ 멤버들에게 함께하자고 제안을 했고요. 프로젝트팀의 다른 세 분은 각각 수석 프로그래머와 프로그래머를 맡으셨어요. 영화를 선정하고 해설하고 사람들 이야기를 끌어내는 역할이죠.

― 강신일 배우도 참여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문화연구소 빅퍼즐에서 일요일마다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있어요. 어떤 교회에서 분립해서 나왔는데, 그 교회 청년부 부장이 강신일 배우라는 거예요. 그때 소개받아서 영화제를 함께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일주일 후에 대뜸 같이 하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죠. 조직위원 멤버들도 소문을 듣고 모인 케이스예요. 하나님이 숨어있던 사람들을 보내주시는구나 싶었죠.(웃음)

― 무슨 일이든 시작이 중요한데, 이번 영화제 첫 회는 어떻게 꾸려지나요?
‘그들의 하루, 우리의 사흘’이 첫 회 주제예요.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이나 24시간이라는 하루가 똑같이 주어지잖아요. 그 시간을 잘 살아내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생각해요. 하나님이 주신 그 은혜를 어떻게 살아내는지 잘 살펴보자는 취지입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올해는 첫 해이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무난한 이야기를 해보자 싶었고요. 총 상영작은 9편(장편 6편, 단편 3편)인데, 모두 하루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다룹니다.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요.
영화도 모바일 기기로 개인이 소비하고 끝내는 시대에, 굳이 이전 영화를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눈다는 게 올드한 측면이 있죠. 하지만 기독교인의 정체성은 미래를 향한 비전에 있잖아요. 지금의 한국교회는 그런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고 봐요. 그래서 올드한 방식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작게나마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열고 싶었어요. 그런 믿음이 없으면 하지 못할 만큼 힘든 일이고요.(웃음) 지금까지 겨우겨우 해온 것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어 가능했는데, 마칠 때까지 인도해주시기를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 제1회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 기간/장소: 12월 5일에서 7일까지 서울극장 8층 단독관. 행사는 1층 키홀에서 진행
- 후원 펀딩: 10월 22일부터 11월 셋째 주까지
                  * 와디즈 펀딩 링크: www.wadiz.kr/web/wcomingsoon/rwd/46247
- 문의 전화: 070-8383-9897

 

진행 김다혜 기자 daaekim@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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