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호 에디터가 고른 책]

   
▲ 박민근 지음 / 신현욱 그림
선율 펴냄 / 16,000원

대다수 그리스도인에게 조직신학은 어렵고 난해하다고 여겨지는 학문 영역이다. 이 책은 조직신학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도 읽을 수 있는 입문서이다. 읽어가다 보면 책의 모든 부분에서 조직신학의 핵심을 어렵지 않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특히 스토리텔링 방식의 간결한 글과 재치 있게 시각화한 그림이 돋보인다. 

저자는 ‘조직신학이 필요한 이유’에서부터 신론, 성경, 삼위일체, 하나님의 작정, 창조, 타락, 자유의지 등 조직신학의 중요한 개념들을 풀어낸다. 차근차근 살펴보면 조직신학이 왜 필요한지, 성경을 어떤 태도로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다.

“감사하게도 신앙의 선배들은 교회 역사가 흐르는 내내,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방편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인간의 왜곡된 죄성을 인식하여 자기 소견과 성향대로 성경을 보지 않고 곁길로도 가지 않도록 말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신앙고백이요, 교리요, 또한 신조라고 합니다.” (24쪽)

교리를 성경의 맥락을 통해 다루는 방식이 흥미롭다. 오해하기 쉬운 성경 속 이야기들을 가져와 조직신학의 눈으로 바라본 뜻과 해석을 제공한다.

“중요한 것은 무화과나무 잎으로 옷을 만드는 법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어 주신 가죽옷을 입고 여자의 후손이 누구신가를 제대로 아는 일입니다. 진정한 삶의 출발은 바로 이 복음 안에서 가능합니다.” (267쪽)

이 책을 읽으면서 성경이 체계적이고 교훈적이면서도 난해한 부분이 있는 텍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유도 많고, 맥락을 모르면 그 뜻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의문이 생길 때마다 관련된 성경 구절을 찾아보았다. 상세한 풀이 대신 간결하고 명료한 진행은 이 책이 조직신학 입문서라는 점을 고려하면 납득이 되는 지점이다. 미주에는 저자가 참고한 신학서 목록이 나오는데 더 깊고 넓은 독서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 같다. 관심 가는 책을 한 권씩 읽어나가면, 신학 영역을 탐험하는 좋은 과정이 될 듯하다. 


 

정민호 기자 pushingho@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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