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서평] 침묵기도, 하나님을 만나는 길, 김수천 지음, KMC펴냄

그리스도인과 기도는 떼려야 뗄 수 없다. 책의 제목에서와 같이, 기도는 하나님을 만나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많이 기도하고, 항상 기도하지만 그럴수록 기도에 대한 고민도 함께 자라난다. 우리의 기도 안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없는지 말이다. 그런 고민 중에 집어든 이 책은 동방정교회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침묵 기도의 역사와 실제를 살펴보고 나아가 우리의 기도 생활을 돌아봄으로써 일상에서의 영적 훈련을 위한 기도훈련 방법들을 제시한다.

김수찬 지음 / KMC 펴냄 / 13,000원
김수찬 지음 / KMC 펴냄 / 13,000원

영적 훈련에 이르는 길, 침묵 기도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에서는 침묵기도 훈련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신학적 토대를 설명한다. 1장의 문을 열며 저자는 마음이라는 것이 인간 존재의 중심으로, 성령이 임하시는 곳이며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훈련을 통해 신적 성품에 참여하는 성화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하나님의 임재를 통해 실현되는 영적 훈련을 단계별로 연구하고 그에 따른 대표적 인물들을 설정하고 분석하여 몇 가지 주제의 의미를 밝힌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름들이 등장하지만 믿음의 선배들이 하나님과 동행하기를 소망하며 고민했던 여정을 곱씹으면 기도와 성화에 대해 지극히 단순했던 생각이 풍성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어지는 후반부에서 저자는 앞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기 위한 침묵 기도의 실제적 방안을 제시한다. 우리에게 제법 익숙할 수 있는 통성기도, 찬양, QT, 피조물 묵상, 마음의 기도 등이지만, 이를 통해 침묵 기도로 나아가는 방법을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겸손하게 제안한다. 후반부는 전반부에 비해 쉽게 읽히지만, 우리의 기도 생활을 돌아보게 하고 또 지금 우리네 교회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안한다는 점에서 도전이 된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각 장이 마무리될 때마다 조금 더 쉽고 간결하게 내용을 정리해 준다는 것이다. 저자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랄까? 쉽게 말해서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나아갈 방향을 동방정교회를 중심으로 인물과 주제를 선택해서 설명하고, 침묵 기도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기도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책이다.

한국교회 위기의 중심에 성화의 부재가 있다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말은 어제오늘 거론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와 멀리 떨어진 이야기도 아니다. 한국교회 위기의 중심에는 성화의 부재가 있고, 성화의 부재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네 신앙생활 곧 말씀과 기도의 방향을 돌아보도록 재촉한다. 우리 각 사람의 마음이 성령이 거하시는 처소이고 교회이니, 이 위기의 극복 역시 개인과 교회 공동체 안에 비뚤어진 말씀과 기도의 방향을 바로잡는 일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자연스레 기도를 왜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시 질문하게 되었다. 저자의 지적처럼 기도는 하지만 성화는 약한우리 현주소를 돌아보며 하나님의 임재 안에 더 강력하게 머물고 싶은 소망을 갖게 된다. 방향을 잃고 간구의 기도를 넘어서지 못해 그저 우리만 가득 차있던 기도가 이제는 바른 침묵 기도의 훈련을 통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명령에 순종하는 기도로 변화되길.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에 목마른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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