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호 복상지기를 소개합니다] 차재상 부산 북부 독자모임 지기
부산 북부 모임의 차재상 지기는 다른 직함보다 ‘차리보’라는 활동명이 익숙하다. 그는 “성이 차 씨이고, 곰이랑 닮았다고 해서 청년들이 붙여준 별명인데 활동명이 됐어요”라며 웃었다. 차재상 지기는 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연구원이자 리좀 운동체 ‘청년, 함께’의 비청년 활동가다. 일상생활사역연구소는 예배당뿐 아니라 ‘일상’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발견하고 살아내는 데 주목하는 단체로, 처음에는 캠퍼스 선교단체 IVF 산하 조직으로 출범했다가 2018년 독립했다.
일상생활사역연구소가 주목하는 일 중 하나는 청년 미션얼 운동이다. 즉, 청년을 ‘대상으로 삼거나 범주화하지 않고’, 청년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모판을 마련하고 연대하면서 지원하는 것이다. ‘청년, 함께’ 또한 ‘청년이 쉬어갈 곳을 마련하고, 숨 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청년 부채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생활 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거나, 청년들이 경제관념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강의를 꾸리고, 여행하기 어려운 청년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제적 지원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연결된 청년들을 초대해 함께 밥을 먹기도 하고, 교회 때문에 고민이 많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교회 됨’을 알아가고 있다.
비청년 활동가인 차재상 지기가 청년들을 만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했다. “저희 단체는 비청년 활동가가 전면에 나서서 결정하지 않고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청년들 상황이 달라지면 프로그램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돼요. 그 부분은 아쉽죠.” 그가 꼽는 어려움은 오히려 비청년 어른들을 만나 대화할 때 발생했다. “청년들을 ‘애들’이라고 부르거나 청년에 대한 고정관념에 부딪혀서요. 오히려 청년들과 만나면서 사람을 대할 때 존중하는 부분을 더 많이 배우기도 해요.”
‘청년, 함께’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리좀 운동체 ‘일상학교’와 함께 사용하는 공유 공간인 레인트리에서 〈복음과상황〉 읽기 모임도 진행한다. 지역 청년들에게 복상이 ‘서울 이야기’로 읽히지는 않을까 염려됐다. 서울에서 태어나 주로 수도권에서 활동하다가 2013년에 부산에 내려온 차재상 지기가 본 청년들의 반응을 물었다. 복상을 읽을 때는 청년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답하면서도, 자신이 만났던 부산 청년들 고민은 서울 청년들과 결이 달랐다고 답했다. “서울에 사는 청년들은 주거나 젠더 등 고민이 세분화된 느낌이 드는데, 이곳에서 제가 만났던 청년들은 ‘생존’이 우선인 경우가 많았어요. 경제적 어려움은 기본이고 관계 안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요. 물론 모든 청년들이 그런 어려움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요.”
부산 청년들을 잇고, 이들이 모일 장을 마련하는 일상생활사역연구소는 지난 15년간 종교개혁기념일 전후 2주간을 ‘일상생활사역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캠페인을 펼쳐왔다. “올해는 ‘일상을 소중하게, 생활을 푸르게, 세상을 평화롭게’라는 캐치프레이즈 문구를 스티커로 제작했어요. 복상 정기구독자님들도 함께해주시길 바라며, 그 취지로 스티커를 선물로 드리니 마음껏 사용해주세요.”
일상생활사역주간에 대한 더욱 자세한 안내는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