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호 커버스토리]
형제들아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여도 이상히 여기지 말라. 우리는 형제를 사랑함으로 사망에서 옮겨 생명으로 들어간 줄을 알거니와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사망에 머물러 있느니라. (요일 3:13-14)
삶에 대한 지독한 번민과 회의, 죽음에 대한 공포로 정신적 공황 상태를 심하게 겪은 톨스토이는 마침내 그리스도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그는 세 가지 진리를 제시한다. 하나님께 죄를 지어 인간 세상으로 쫓겨온 천사 미하일은, 가난한 구두 수선공 시몬과 그의 아내 마트료나의 긍휼 덕분에 얼어 죽게 된 상황에서 살아난다. 미하일은 그들 부부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발견하며 하나님께서 찾으라고 한 세 가지 진리 중 하나를 깨우치게 된다.
첫 번째 진리는 하나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이 있다는 것이다. 사랑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고, 참된 하나님 형상을 회복시킬 수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부부의 가게에서 구두를 만들고 수선도 하며 살던 미하일은 1년이 지난 어느 날 거대한 체구의 한 손님 곁에 죽음의 천사가 있는 장면을 보고 두 번째 진리를 깨우치게 된다. 사람에게는 주어지지 않은 것이 있다. 사람이 1년 후를 계획할지라도 정작 오늘 밤 일어날 일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다시 6년의 세월이 흐른 후 한 여인이 두 아이를 데리고 구두 가게를 방문한다. 그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미하일은 마지막 진리가 무엇인지도 알게 된다. 이 진리는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이다. 미하일은 6년 전 부모를 잃은 갓난아이 둘을 보았는데, 그들이 부모 없이는 자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친부모 없이 양부모에게서 건강하게 잘 자란 두 아이를 지금 눈앞에서 보게 된 것이다. 그는 아이가 부모 없이도 잘 자랄 수 있지만, 사랑이신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진리를 깨달은 미하일 천사는 다시 하늘로 올라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단편선 1》(더클래식)). 이는 톨스토이 자신이 하나님 없이는 결코 살아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된 것에 다름 아니다.

형제들아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여도 이상히 여기지 말라. 우리는 형제를 사랑함으로 사망에서 옮겨 생명으로 들어간 줄을 알거니와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사망에 머물러 있느니라. (요일 3:1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