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호 에디터가 고른 책]
최근에 ‘라이어게임’이라는 걸 했다. 라이어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동일한 제시어를 받고 제시어는 밝히지 않은 채 이야기 나누면서 라이어를 찾아내는 게임이다. 누가 라이어인지 찾는 과정에서 오는 긴장감도 좋았지만, 제시어 하나를 두고 설명과 표현이 제각각인 점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그 게임을 하면서 제시어에 관해 많이 알게 되었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 대해서도 꽤 알게 되었다.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런 경험이 있구나’ 하고.
무언가에 관해 다양한 표현을 접하는 일은 그것을 알아가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지.
이 책은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라는 질문을 좇으며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소개하는 이야기다. 40쪽의 짧은 이 책은 “하나님은 ○○같단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간명한 글과 이를 보여주는 그림으로 펼침면을 가득 채운다. 하나님에 대한 비유는 독수리, 강, 별, 목자, 요새, 정원사, 불꽃, 바람, 예술가, 엄마, 아빠, 무용수, 무지개, 친구로 이어진다. 이를 보며 하나님의 존재뿐 아니라, 우리가 자연과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시적이며 아름다운지 새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빨리 읽으면 책장을 단숨에 쭉쭉 넘길 수 있고, 천천히 읽다 보면 한참을 들여다보며 머무를 수 있는 게 그림책의 매력이라고도 느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는 아이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하나님, 고민하고 분투하며 발견한 하나님을 어린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형상화한 셈이다. 마지막 장은 제안으로 끝난다.
“너도 찾아보렴. 계속 질문하고, 계속해서 하나님을 배워 가렴. 하지만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잘 모르겠거든, 그땐 생각해 봐. 무엇이 너를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 주는지, 무엇이 너를 용감하게 만들어 주는지, 무엇이 너를 사랑받는다고 느끼게 해 주는지.”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으니, 이 책처럼 자유롭게 말하고 표현해보면 어떨까.
정민호 기자 pushingho@gosc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