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호 장애와 신앙의 교차로에서]
교회에 대한 첫 기억이 아닐까 싶다. 요즘도 어쩌다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서면, 대여섯 살 무렵 자주 맡았던 촉촉하고 산뜻한 새벽 공기 냄새가 느껴지곤 한다. 아스라한 기억 속 어머니는 반쯤 잠이 든 나를 업고서 교회로 향했다. 내 자리는 새벽기도회가 열리는 1층 소예배실 뒤쪽이었다. 늘 그렇듯 어머니 곁에 누워 쏟아지는 졸음에 몸을 맡겼다. 감은 눈 위를 오가던 차가운 새벽의 기운, 귓가를 적시던 찬송과 기도 소리가 불편하지 않았다. 방석을 베고 깔깔한 이불보에 감싸여 새근거리던 날들은 아련하게 평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