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호 장애와 신앙의 교차로에서]
치매1)를 앓았던 할머니는 마루에 앉아, 하루에도 몇 번씩 똑같은 노래를 부르곤 하셨다. 일본어로. 일제강점기 학교에서 배웠다는 말을 매번 덧붙이셨다. 가사를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소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줄지어 소풍 가는 장면이 연상되었다. 간혹 집안이나 자식에 대한 자랑거리를 한참 늘어놓는 등 철 지난 이야기도 세트메뉴처럼 따라붙었다. 늘 비슷한 레퍼토리. 어렸을 적부터 그런 할머니를 자주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