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호 장애와 신앙의 교차로에서]
가끔 몸을 갖고 사는 일이 부쩍 버겁다. 옷을 벗어 내팽개치듯 몸뚱이도 벗어던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싶다. 몸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삶 자체가 때론 번잡스럽고 귀찮은 것이다. 이는 단순히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통증이나 제약이 있을 때 몸은 더욱 선명하게 의식된다. 몸을 가진 인간인 이상, 감기나 몸살이 찾아와서, 혹은 편두통 때문에, 아니면 복통·설사·변비 등으로 하루 일상을 통째로 내줘야 하는 날을 언제고 맞닥뜨리게 된다. 빈도의 차이만 있을 따름이다. 이때 몸의 습관이나 생활 환경으로 인한 고생도 있지만, 잔병과의 만남이 잦은 체질 또한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