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호 송지훈이 만난 활동가] ‘당신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꿉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 활동가들
저는 남성이고 어렸을 때부터 덩치가 큰 편이었습니다. 교실의 무서운(?) 친구들도 왜인지 저에게는 별 시비를 걸지 않더군요. 지금까지 밤거리가 무섭다는 생각이 든 적도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여성을 향한 세상과 교회의 시선과 공격이 점점 무서워진 것은 두 딸이 커가면서부터였죠. 일반 사회 영역도 그렇지만 특별히 교회 내 성차별과 맞서 싸우는 분들께는 빚진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그중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며 연대하고 분투하는 기독교반성폭력센터(이하 ‘기반센’) 사무국을 10월 4일 방문했습니다. 입구를 못 찾고 헤맨 만성 길치를 환대해주시고, 인터뷰를 위해 아침부터 한껏 텐션을 끌어올렸다는 세 분의 웃음소리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젤리: 기반센에서 활동하는 이은재입니다. 활동명은 젤리인데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데, 고양이 발바닥을 젤리라고도 하잖아요. 거기서 따왔습니다.
춘풍: 실장으로 일하는 박신원입니다. 활동명은 춘풍(春風), 말 그대로 봄바람입니다.
하랑: 저는 김하은이고요. 자유롭게 날아다닌다는 뜻인 하랑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어렸을 때는 어떻게 신앙생활하셨나요?
젤리: 어머니께서 아이를 낳으면 하나님께 바친다, 무조건 목사가 된다는 생각을 하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교회가 너무 즐거웠고, 초중고 내내 살다시피 했습니다. 신학교도 입학했죠. 정작 신학교에서는 목사가 돼야 하나 고민하게 되었는데, 이게 나의 소명인지 어머니의 소명인지 구분이 안 가더라고요. 방황을 좀 했습니다.
춘풍: 저도 젤리님과 비슷해요. 형제자매가 다섯인데, 모두 이름에 믿을 신(信) 자가 들어가요. 외가·친가 다 4대째 기독교인이고 목사님도 많이 계세요. 어렸을 때 시골에 다 같이 모여 살아서 교회가 문화였고 가족이었죠. 고등학생이 되면서 내 신앙이 학습되고 세뇌된 것은 아닌지 고민이 많아졌어요. 대학에 가서 가족들과 분리되어 자발적인 신앙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하랑: 초등학교 때 친구 따라 교회에 처음 갔어요. 사람들이 좋아서 계속 다녔죠. 자연스럽게 교회 문화에 스며들어 살았고, 어떤 큰 의심이나 질문은 별로 없었어요. 가족 중 저 혼자 다녔는데, 부모님이 교회 다니는 걸 조금 반대하셔서 부모님이 교회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죠. 성장하고 보니, 오히려 신앙에 대해 스스로 계속 질문할 기회가 되었더라고요.
- 어떤 계기로 활동가의 삶을 살게 되었나요?
젤리: 사회선교 활동을 시작한 가장 큰 계기는 세월호 참사였어요. 당시 학교를 다녔는데, 참사 이후 신앙인의 삶과 믿음에 대해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총여학생회 활동을 하게 되었고, 한국교회 내 성차별과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게 됐죠. 당시 신학교에서도 교수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있었거든요. 제가 성폭력 피해자를 직접 지원하는 일에 뛰어들 줄은 몰랐어요. 진로 고민을 하던 중 몇몇 단체에서 교회 성폭력 관련 인터뷰를 요청받아 이 이슈에 대해 좀 더 많은 생각을 했어요. 때마침 기반센 채용 공고가 올라와 지원하게 됐죠.
춘풍: 저는 신대원을 졸업하고 10년 조금 넘게 교회 전도사로 사역했어요. 신앙이란 뭘까, 내가 정말 신앙을 추구하는 걸까, 의문이 들더라고요. 신앙을 추구하는 가장 큰 방법이 교회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만족되지가 않더라고요. 그러다 교회 무료 급식 사업을 맡았어요. 노숙인이나 노인분들에게 나누는 사역을 했는데, 마음이 새로워지는 걸 느꼈어요. 일요일만 사역하는 삶에서 벗어나니 처음 신학을 할 때처럼 설레고 기쁜 마음이 회복되었죠. 다시 상담복지를 공부하고 미혼모 청소년 상담도 하면서 여성을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미혼모 청소년들을 만나며 신앙 안에서 여성들의 삶을 고민하게 됐어요.
하랑: 기반센에 오기 전에는 일반 비영리단체에서 근무하며 청년들과 해외봉사단을 운영하는 업무를 했어요. 전공과 무관했지만, 의미 있고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죠. 기저에는 신앙과 연결된 지점도 있었고요. 그러다 오래 다닌 교회에서 담임목사님이 은퇴하고 새 사역자가 오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겨 교회가 갈라서는 일이 있었어요. 소중한 공동체가 깨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죠. 그런 시간들 속에서 제 신앙의 의미와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던 것 같아요. 순종적 신앙에 균열이 생겼고, 페미니즘을 만나면서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죠. 2019년 성서한국 전국대회도 참여했는데, 사회선교 부스에서 처음 기반센을 만났어요. 그때 이런저런 질문을 하면서 관심이 생겼는데, 지금은 이곳 활동가로 살고 있으니 신기합니다.
- 기반센이 세워진 지 만으로 4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의 활동들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요.
춘풍: 기반센은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을 접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 활동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까지 약 3백 건에 가까운 사건을 접수받고 지원했어요. 법적으로, 개인적으로 또는 공동체와 교회 안에서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피해자가 회복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중점적으로 했죠. 이런 일들이 왜 계속 반복되는지 심층적으로 알아보고자 2021년 개신교 성 인지 감수성 여론조사도 진행했어요. 이와 관련해 교육도 계속하고요. 서포터즈 모임을 통해 어떻게 교회를 평등한 곳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활동들도 해나가고 있습니다.
- 가장 뿌듯한 순간이 있었다면요.
젤리: 제가 처음 상담 전화를 받은 분이 감리교 소속 교회 피해자였어요. 이야기를 듣고 그분께 저도 감리교 전도사라고 말씀드리면서 감리교 교회법에 대해 설명드렸어요. 감리교 법 안에는 사법 판결을 받은 사람은 별도의 다른 조치 없이 감독 직권으로 재판위원회를 열어 바로 교회 재판에 가게 되어있거든요. 그 부분을 설명드렸더니 본인은 교회 재판도 개인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줄 알았다며,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감리교 전도사였기 때문에 구체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춘풍: 피해자가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거나, 그가 신앙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거나, 해당 교회가 구조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을 볼 때 많은 보람을 느끼곤 해요.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만의 문제가 아니라서 피해자 가족도 큰 상처를 입습니다. 교회 공동체도 마찬가지겠죠. 모든 교회가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지만, 어떤 교회는 단순히 과거의 아픔으로만 끝내지 않고 무엇을 바꾸어갈지 이야기하며 공동체가 새롭게 한 걸음 나아가기도 해요. 그리고 ‘기반센이 있어서 다행이다’고 피해자분들이 말씀해주실 때 너무 큰 힘이 됩니다. 우리가 더 잘 버티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하랑: 저는 후원이 들어올 때.(일동 웃음) 이 후원들에는 저희 활동에 동의하고 공감하면서 연대하고자 하는 분들의 의지, ‘행동으로 함께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잖아요. 그런 마음들이 느껴져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활동하다 보면 외롭거나 고립감을 느낄 때가 있거든요. 사건을 접수하고 지원하는 과정에서 저희만 힘들게 고군분투한다 싶을 때가 있어요. 상대가 너무 거대해 보이고 우리가 대응해도 꼼짝 않는 모습들을 볼 때 무력감을 느끼기도 하죠. 그럴 때 함께해주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힘이 나요. 여전히 이 일이 필요하다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가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따뜻해지고요.
- 어떨 때 가장 크게 어려움을 느끼셨나요.
젤리: 사실 싸우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아요. 다만, 일하는 과정에서 중년 남성 목사님들과 통화하거나 응대하는 일이 많은데, 상대방이 저를 동등한 입장으로 여기고 소통하지 않고, 젊은 여성으로 대하며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럴 때 기분이 나빠요. 이 사람이 나를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지 않구나, 생각이 들죠. 특히 교단의 남성 목사님들이 그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면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목사 안수를 받아야 하나 싶죠. 그런데 목사가 된다 해도 그분들이 젊은 여성 목사를 존중할까 자문해보면 답답함이 들어요.
춘풍: 제가 외부 교육을 진행할 때 꼭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상담하며 만난 피해자 사례인데요. 열심을 다했던 하나님을 향한 헌신의 현장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은 그분의 깊은 절망감을 보면서 정말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해당 교회가 피해자에게 ‘네가 참아야지’ ‘이것은 시험이야’라는 식으로 종교적 언어로 성폭력을 합리화하고 피해자 입을 막으려는 시도를 했거든요. 결국 그분은 회의를 느끼고 사역과 학업 모두 그만두고 아예 다른 일로 돌아서셨어요. 그분이 울분을 토하시면서 ‘교회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시냐’고 제게 물으시더라고요. 그 물음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계속 마음에 크게 남아요.
하랑: 이전 직장에서는 하다 보면 일이 익숙해져서 패턴이 생기고, 매뉴얼 안에서 돌아가는 측면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 일은 사건이 너무 다양해요. 피해자, 가해자, 얽혀있는 사람들도 다 달라요. 상담이 매번 새로우니까 익숙해지지 않아요. 시간이 지나면 조금은 무뎌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지금도 사건을 들었을 때 무뎌지지가 않더라고요. 매번 슬프고 안타깝고 분노하고…. 이런 감정들을 계속 가져가는 게 어려움이죠.
- 최근 신당역에서 또다시 젠더폭력 살인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여러 단위가 연대하여 추모기도회도 열었고, 기반센도 함께했어요.
춘풍: 신당역 사건이 있고 나서 젤리님과 하랑님이 크게 절망하시더라고요. 너무 일상적인 자리였고 우리가 매일 지나쳐가는 삶의 자리였어요. 흔히 피해자한테 책임을 전가하잖아요. 네가 늦게 다녀서, 네가 술을 마셔서…. 이 피해자는 정말 일상적으로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중에 당하셨거든요. 할 수 있는 고발조치를 이미 다 하셨는데도 이런 참혹한 일을 당하셨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입니다. 평소 단체가 연대해온 ‘강남역 여성혐오범죄 6주기 여성주의 연합예배 공동체’ 단톡방에 젤리님이 이야기를 꺼냈는데, 여러 단위가 연대해서 추모기도회를 열게 되었죠. 함께한 사람들 모두 같은 고통을 느꼈던 것 같아요. 이런 무력감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싶으면서도 함께 기도하고 예배드리면서 같이 슬퍼하고 화내는 일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더라고요.
하랑: 처음 소식을 듣고, 사건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지속됐고요. 사무국에 와보니 다 비슷한 마음이시더라고요. 추모 공간도 함께 다녀왔고, 다녀오고 나서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한 사람의 죽음이 아닌 거죠. 나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 무사히 살 수 있을까, 내 주변의 많은 여성들이 원하는 만큼 안전하게, 걱정과 불안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질문이 들더라고요. 그분은 사건이 벌어진 날뿐 아니라 오랫동안 스토킹을 당하고 불법촬영 피해도 겪었는데 얼마나 두렵고 공포스러운 시간을 보냈을까 싶었고요.
- 기반센이 진행한 ‘2022 교단총회 성평등 모니터링 보고’를 보니, 여성 총대 비율이 그나마 가장 높은 교단이 기장인데 10.4%더라고요. 합동과 고신은 여성 총대가 한 명도 없죠. 어떻게 이렇게 안 바뀌나 싶습니다. 희망이 있다 보시나요?
춘풍: 합동과 고신은 총회장에 들어가면 아예 여성 리더십이 없어요. 그 장소에 들어가면 굉장히 이상하죠. 남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성에 온 것도 같고요. 여성은 안내하는 역할 몇 분밖에 안 계시니까요. 이번 합동 총회에서도 똑같이 신학을 공부하고 10년, 20년 넘게 교회에서 열심히 사역했는데, 여전히 전도사나 계약직, 파트 사역자로 일할 수밖에 없는 여성 사역자들이 여성 안수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계셨어요. 총대들보다 더 선배인 여성 사역자들도 계시겠죠. 그분들은 안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남성 총대들에게 부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번에도 결국 여성 안수 건이 올라가지 못했어요. 과연 21세기가 맞나 싶죠. 그렇지만 희망이 있다고 봐요. 여전히 그 안에서 포기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는 분들 자체가 희망이라 생각해요.
젤리: 감리교, 통합, 기장은 여성 안수가 되는 교단인데도 5년 전까지 성폭력 관련 법안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런데 5년 사이에, 제정된 성폭력 법안이 모두 통과되었어요. 이번 합동 기자회견을 함께 하면서, 저는 합동, 고신, 합신에서 모두 5년 안에 여성 안수가 통과될 거라고 느꼈어요. 총회 신학교 지원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죠. 실질적인 신입생 비율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여성을 받지 않으면 학교가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 이미 닥쳤습니다. 교단들 내부에서도 교단과 신학교의 미래 때문에라도 여성 안수를 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여성 안수가 통과되면 이 안에서 여성 리더들이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고, 성폭력 문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하랑: 기반센에 오기 전까지 총회라는 시스템 자체를 아예 몰랐어요. 이번에 두 번째로 참관을 했는데, 솔직히 희망이 잘 보이진 않아요. 느리고 답답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면, 그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단초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당신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꿉니다’라는 기반센의 구호가 의미심장합니다. 앞으로 교회 안에 어떤 목소리가 더 들려지기 원하십니까?
춘풍: 내용보다는 목소리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교회에서 모두의 목소리가 잘 들리고 있는가, 묻혀버리는 목소리가 있진 않은가 계속 확인하는 일이 중요한 것 같아요. 모든 사람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서로 생각하고 비판하고 논의하고 타협할 수 있는 환경이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젤리: 소수자들과 주변부의 목소리들이 더 들려지면 좋겠어요. 이들의 목소리가 결국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신앙생활할 수 있는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하랑: 교회에서 어떤 부분을 지적하면 듣는 말이, ‘왜 이렇게 예민하냐’예요. 교회에서 섬세함과 예민함을 좀 더 키워서 서로를 향한 배려의 목소리가 들려졌으면 합니다.
- 한국교회 여성 신자들과 동료 여성 활동가들을 향한 격려의 메시지를 건넨다면요.
젤리: 시대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결국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라 생각해요. 잘 변하지 않는 교회 모습이 싫어 떠나는 분들도 계시겠죠. 그렇지만 저희도 열심히 싸울 테니 여러분도 각자 현장에서 살아남아 30년 뒤 ‘옛날에 그랬지’ 회고하게 되면 좋겠어요. 그때가 오리라는 믿음을 갖자고 말하고 싶네요.(웃음)
춘풍: 교회 현장에는 성차별, 성평등 같은 언어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듯해요. 내가 여성으로 차별당하고 있으면서도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신앙 여정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갖고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제약이 많죠. 하나님 안에서 신앙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도 때때로 무력감과 고립감을 많이 느끼는데요. 여성 활동가들과 함께하는 연대가 큰 격려가 됩니다. 각자 현장과 영역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요. 누군가 당신을 통해 힘을 얻고 위로받고 있으니 그 자리를 잘 지켜주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랑: 남성 중심 리더십으로 돌아가는 교회와 교회 내 성차별을 겪을 때 드는 불편한 마음을 외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실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신학을 공부하지 않은 일반 성도로서, 교회에서 느끼는 이 불편함이 옳은 감정인지 많이 의심했거든요. 여성 활동가들과 만나 대화해보면 저도 그렇고 우리가 자기 검열이 너무 많은 것을 보게 돼요. 차별과 혐오의 언어를 내뱉는 사람들도 저렇게 당당하게 이야기하는데, 우리 여성 활동가들도 더 자신감 있게 생각하고 마음껏 이야기하면 좋겠어요.
진행 송지훈 성서한국 사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