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호 에디터가 고른 책]

20세기, 세계, 기독교 / 이재근 지음 / 복있는사람 펴냄 / 25,000원<br>
20세기, 세계, 기독교 / 이재근 지음 / 복있는사람 펴냄 / 25,000원

20세기 기독교가 어떻게 세계적 종교가 되었는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책이다. ‘복음주의’ ‘오순절’ ‘비서양’ ‘혼종’으로 분류되어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주요 기독교인 21인(칼 헨리부터 C.S. 루이스까지)의 생애와 사상을 따라가보면, 세계기독교의 모습이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각 인물에 대한 평가는 최대한 중립적이려고 노력했다. … 하나님 나라라는 거대한 숲 안에서, 우세종으로서 각 구역의 식생을 주도한 거대한 나무들의 가치와 기여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고 했다.”

계기는 2018년 2월 21일, 세계적인 복음전도자 빌리 그레이엄의 별세였다. 그는 세계 기독교화에 누구보다 크게 영향을 끼친 ‘미국의 목사’였고, 단순한 별세 기사만으로 정리될 인물이 아니었다. 당시 나는 빌리 그레이엄의 생애를 균형 있게 정리해줄 필자 리스트를 작성했는데, 세계기독교학을 공부한 교회사학자인 저자가 단연 첫손에 꼽혔다. 학문적 담론까지도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문투로 꼼꼼히 정리해낼 수 있는 사람. 이미 복음주의 역사를 정리한 《세계 복음주의 지형도》로 검증된 바 있었다.

5가지 키워드로 빌리 그레이엄의 삶과 사역을 정리하는 글을 받았고, 내용도 반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저자가 비슷한 형식으로 마틴 로이드 존스에 대한 내용을 청어람ARMC에 기고한 글을 발견한 터라, 나는 기독교가 세계화하는 데 영향을 끼친 인물들을 조명해보는 연재를 진행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시작된 연재가, 나의 전 직장 〈뉴스앤조이〉에서 3년에 걸쳐 이어진 ‘20세기 세계기독교를 만든 사람들’이었다. 그에 바탕한 결과물이 이 책이다.

사실 이렇게 썼지만, 연재를 제안하고 사진을 찾고 마감을 독촉한 일 말고 별로 기여한 바가 없다. 구체적인 인물 리스트를 뽑고 세부 사항을 정리하여 균형감 있는 글들로 연재를 완결한 것은 전적으로 저자의 몫. 본래 1년으로 계획된 연재가 3년으로 끝맺은 데는, 바쁜 와중에 자료를 찾고 글을 구성하여 짜나가는 데 들인 저자의 정성이 무척 컸기 때문이다. 면구스럽게도 사연과 사감을 길게 늘어놓는 것으로 책을 소개하게 된 까닭은, 그만큼 저자의 노고가 들어간 역작임을 알리고 싶어서이다.

연재 때와 비교해보면, 제임스 패커가 추가되고 원고 구조가 재편되었다. 무엇보다 압축적으로 개고되어 더 대중적이면서도 완성도 있는 모양새가 갖추어졌다.

강동석 기자 kk11@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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