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7호 에디터가 고른 책]
2022년 9월, 교회 청년부에서 몇 주 동안 이단 세미나를 연속 진행했다. 코로나가 점점 풀리면서 교회 내 오프라임 모임이 본격 활성화되던 시기였다. 새로운 얼굴들이 보였다. 마침, 이단·사이비들이 포교에 열심을 내는 대학 새 학기이기도 했다. 여건상 강사를 초청하지는 못했다. 이단·사이비 전문 매체 ‘바른미디어’ 유튜브 채널을 비롯하여 예방 및 정보 파악에 도움을 주는 짧고 굵은 영상들 위주로 시청했다.
들인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효과는 컸다. 아예 관심 없던 사람도 경각심을 갖고 최소한도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 ‘예방 접종보다 좋은 치료는 없다’라는 말이 가장 잘 들어맞는 영역 중 하나가 이단·사이비 문제가 아닐까 싶다. 자칫 신경 쓰지 않으면 남일로 취급하기가 그만큼 쉬운 영역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이 책의 목소리가 의미 있는 이유이다.
이 책은 최근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나왔다. 2019년 초판에 나왔을 때 구성이 잘 잡혀있다고 생각했다. 이미 손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퍼져있는 이단·사이비 연혁과 교리 관련 내용보다, 예방과 대처를 위한 실제적인 정보를 담는 데 집중해서 좋았다. 특히 책에 담긴 법률적인 부분은 대응할 때 간과하거나 실수하기 쉬운 지점으로, 현장에서 오랫동안 예방 및 대처 사역을 이어온 저자의 경험이 묻어난다.
4년 만에 표지도 바뀌었고 40쪽 분량이 불어났는데, 2부 ‘그는 왜 사이비 종교에 미혹되었을까?’와 5부 ‘문제성 주장’(신사도운동과 킹제임스성경 유일주의에 관한 내용)이 추가되었다. 6부 ‘이단 사이비, 법으로 대처하기’는 보강했다. “개정증보판의 필요를 느꼈습니다. 저의 가장 큰 관심사인 ‘사람이 사이비 종교에 미혹되는 이유’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이단 사이비의 문제는 곧 사람의 문제입니다. 포섭법, 교리 등의 단순한 정보만으로는 근본적인 대책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사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저자 조믿음 대표가 이끄는 바른미디어는 성경공부 및 심리상담 등을 통한 이단·사이비 탈퇴자들 회복을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오늘날 피해자 가족들이나 탈퇴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교회는 별로 없다. 다음 개정증보판은 ‘탈퇴자들 회복 과정’을 담을 계획이라고 하니, 그때까지 사역이 무탈하게 이어지길 기도한다.
강동석 기자 kk11@gosc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