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8호 우리 시대 종교 사상가들과의 만남]
메롤드 웨스트폴(Merold Westphal)은 1940년 미국에서 태어나 일리노이주 휘튼 칼리지 역사학과를 졸업했고, 예일 대학교에서 헤겔 연구로 1966년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예일 대학교 철학과 조교수(1967-1972)와 부교수(1972-1974)를 거쳐 호프 칼리지 철학과 교수(1976-1987)로 일했다. 1987년부터 2011년 은퇴할 때까지 뉴욕 포덤 대학교에서 석좌교수로 재직했으며, 중국 우한 대학교 교환교수로 중국 학생들을 잠시 가르치기도 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포덤 대학교 명예석좌교수직에 올라있다. 미국 헤겔학회 회장을 지낼 정도로 헤겔 연구에 정통한 인물로, 그가 쓴 《History and Truth in Hegel’s Phenomenology》(헤겔 정신현상학에서 역사와 진리)는 1980년 〈초이스〉라는 잡지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하지만 웨스트폴은 헤겔에 안주하기보다 아우구스티누스, 칸트, 키르케고르, 레비나스, 리오타르 같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철학자들을 탈근대적 관점에서 탁월하게 해석해냈으며, 해석학, 종교철학, 정치철학, 포스트모더니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존 카푸토, 리처드 카니와 더불어 영어권 학계에서 현대 유럽 대륙철학을 종교적 맥락에서 가장 탁월하게 전유한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히며, 종교철학계에서는 포스트모던 종교철학의 가능성을 정통주의 그리스도교와 연계하여 발전시킨 대표적 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