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호 에디터가 고른 책]
어린이들이 오감을 활용해 시편에 담긴 기도, 시, 찬양을 누리도록 안내하는 책. 만들기 및 신체 활동을 포함한 커리큘럼이 꽤 짜임새 있게 제시돼, 크고 작은 신앙 공동체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다. 저자는 메노미디어(MennoMedia) 출판사의 편집자로, 농장에서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기르며 어린이를 위한 평화 이야기를 써왔다.
이 책은 대장간 출판사의 ‘어린이 대장장이 시리즈’ 중에 하나로, 《어린이가 만드는 평화》, 《어린이가 놓는 다리》, 《어린이가 붙잡는 사랑》에 이은 네 번째 책이다. 모두 교회학교 등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평화교육 자료다. 이 시리즈 위원회로 활동하고 있는 손성현 목사(숨빛청파교회)는 간행사를 통해 어린이에게 시편이 필요한 이유를 밝혔다.
“시편의 언어, 시편의 세계와 만나면서 어린이는 수많은 어려움과 괴로움을 뚫고 나온 단단한 희망, 정직한 절망, 외로움, 슬픔,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의 언어와 만나게 됩니다. 든든한 하나님 앞에서 그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웁니다.”
어린이책을 소개할 때마다 으레 사용하는 수사가 “어른들이 보아도 좋은 책”이라는 표현인데, 이 책은 정말 어른들을 위한 책인 듯하다. 대다수 어른도 자기 감정을 하나님 앞에서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자기 자신마저 속이는 데 능숙하지 않은가. 책에 실린 여러 창작활동 매뉴얼은 어른들에게도 유익한 것들이다.
“오래전 기독교인들은 기도할 때, 양팔을 Ⅹ자로 포개어 어깨에 올리고 기도하였습니다. 아주 오래전 수도승들은 밀가루 반죽을 기도하는 팔의 모양으로 만들었고, 이것이 프레즐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부드러운 프레즐 만들기)
프레즐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는 물론 방법까지 안내하는데, ‘움직이는 기도’에까지 연결된다. 주님, 나의 영혼을 건져주세요.(손바닥이 위를 향하게 팔을 들어 올립니다.) 주님, 당신은 선하신 분, 용서하시는 분입니다.(자리에서 일어서서, 하늘을 쳐다봅니다.) 누구든지 주님께 부르짖는 사람에게는, 사랑을 한없이 베푸시는 분입니다.(가슴에 팔을 Ⅹ자로 포갭니다.) …
주일을 어린이들과 함께 보내는 어른들이라면 이 책을 꼭 구매해둘 것을 권한다. 이미 경험했겠지만, 특별활동 교재가 긴급하게 필요해지는 때가 반드시 온다. 믿을 만한 평화교육 자료를 상비해두자.
이범진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