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호 에디터가 고른 책]
주일에 11시 예배까지 시간이 뜨면, 주일학교 예배에 참석하곤 한다. 주일학교 예배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순서가 아이들의 대표기도이다. 마이크를 통해 전해지는 음성이 정말 낭랑하다. 기도는 대체로 15초도 걸리지 않고 끝이 난다.
친구들끼리 사이좋게 지내게 해달라는 기도부터, 전쟁 가운데 있는 아이들에게 평화를 주시라는 기도까지…. 아이들의 기도에는 공통점이 있다. 짧고 분명하다는 것. 거의 설교에 버금가는 일부 장로님의 대표기도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때때로 변명조로 핑곗거리를 나열하는 나의 비겁한 기도와도 다르다.
‘오늘’을 겨냥하는 아이들의 기도에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랑을 향한 씩씩한 신뢰가 있다. 자신이 마주하는 바로 그 순간에 대한 집착으로 때때로 부모님과 실랑이도 벌이겠지만, 매일 눈앞에 펼쳐지는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놓치지 않는 그 시선이 참으로 소중하다.
이 책은 한마디로 기도그림책이다. 잔잔하고 따듯한 기운을 품은 그림 스케치와 함께 ‘아침을 맞으며’ ‘수업을 시작할 때’ ‘하기 싫은 일을 하며’ ‘동물을 쓰다듬으며’ ‘싫어하는 것을 먹어야 할 때’ ‘잠자리에 들며’ 등 29가지 상황에 맞는 기도문이 실려있다.
어린이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매일의 평범한 순간에 … 하나님과 연결되도록 돕기 위해”, “하나님의 친밀함과 이 세상에 임한 하나님 나라를 알아차리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인도하는 이 “단순한 기도문”들은, 일상 속 하나님을 향한 씩씩한 신뢰를 일깨운다.
이 기도그림책은 손에 들고 다니면서 언제든 펼쳐 읽을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졌다. 분주한 세상 가운데 작지만 단단한 기도가 그리워질 때, “건강한 영성”으로 이어지는 이 책을 종종 펼쳐보게 될 것 같다.
“하나님, 저는 매일 이를 닦아요. 제 입이 정말 중요하니까요! (때때로 이걸 기억해야 해요.) 전 입을, 먹고 웃고 감정과 이야기를 나누는 데 사용해요. 제 미소는 누군가의 하루를 밝혀 줄 수 있죠. 제 친절한 말은 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해 줄 수도 있어요. 이 놀라운 입을 잘 보살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 입술과 잇몸과 이로 영원히 하나님을 노래할 거니까요!” (‘양치하며’)
강동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