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호 신년 특별기고]

ⓒ복음과상황

<복음과상황>은 현실 상황을 복음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그 해석에 근거하여 하나님 나라 구현을 위한 하나님의 구령사역과 사회갱신, 그리고 세계변혁 사역에 동참할 방안을 찾아보려는, 기독청년의 생각을 벼리는 대장간이다.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사모함과 동시에 그 나라를 구현하기 위한 첫 순서는 나 자신이 하나님의 다스림 안에 순복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다스림에 대한 순복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원을 영접하고 죄 사함을 받은 후 성령의 감화감동에 부단히 노출될 때 실현된다.

기독청년의 하나님 나라 운동은 당대의 가장 중심 죄악과의 싸움에서 시작된다. 우리 시대의 중심 죄악은 분단, 분열, 적대와 증오, 그리고 파편화된 인간관계다. 이것은 인류 역사의 근본 문제이면서 우리 시대의 중심 죄악이다. 골로새서 1:13~14이 말하듯이, 흑암의 권세에서 하나님 아들의 사랑의 나라에 복속되는 것이 죄 사함, 곧 속량의 근본이다.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동참하는 길은 당대의 중심 죄악에서 벗어나 성령의 감화감동으로 하나님 및 이웃과의 화해에 들어가는 것이다.

기독청년들이 처한 ‘영적 간빙기’의 현실
오늘날 한반도 현실은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우편 보좌 통치를 의심하게 만들 정도의 불의와 불법, 거짓과 잔혹으로 얼룩져 있다. 북한은 역사상 전대미문의 세습왕조적 독재정치와 인권 범죄를 당과 국가의 이름으로 자행한다는 국제적 비판에 직면해 있다. 남한에는 한 세대 동안 일군 민주주의와 인권, 공동체적인 삶의 기율이 심각하게 훼손당하는 사태가 병발(竝發)한다. 한반도에는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호소하는 연약한 피조물의 아우성이 하늘에 상달되지 못한 채 하나님 나라를 대망하는 자들의 귓전을 두드린다. 나라 안팎으로 군사력과 경제력, 정치권력과 문화권력, 말과 글의 권세를 가진 자들이 하나님의 통치를 인간의식에서 도말하는 사기극이 활개친다. 지성사회, 언론, 사법부, 시민단체, 종교인은 이해관계를 초월해 말과 글에 침투한 거짓의 오염을 막아내고 제어할 사명이 있음에도 돈 먹은 벙어리가 되어 무덤 같은 적막을 뿜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기독청년들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지는 영적 간빙기가 시작되었다고 느낀다. 제도권 종교는 더 이상 하나님의 아들이 보내신 성령의 감화감동권을 벗어나 돈과 세력에 집착하면서, 자신들의 안정된 삶의 토대를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를 중심으로 구축하고 있다. 교회는 영적으로 둔감한 성직자들의 일터로 전락한 듯하고, 태만한 평신도들의 어리석은 추종으로 유력 성직자들마저도 시대를 분별할 수 있는 영적 감수성을 거의 상실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담임목사에게 고급차를 사드리자고 헌금을 강요하는 교회 광고시간에 수많은 청년들은 실족하고 있고,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고 몽롱한 타계주의적 구령주의적 개인구원설교로 호객행위 하는 철없는 설교자들의 자장가 풍 설교에 목이 타들어간다. 직업을 통해 자신의 자존감을 유지할 수 없는 청년세대는 큰 교회에서는 재롱잔치로 어른교우들을 기쁘게 하는 주일학교 미성년 아동처럼 취급당하고 자신의 시대를 뒤흔드는 정치, 경제, 국제관계, 군사, 하나님 나라의 세계격동 등 가장 중요한 쟁점들로부터는 멀찍이 소외되어 있다. 기독청년들의 미성년화, 아동화는 그들에게 직업을 제공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무의식적인 음모다. 그들은 아무런 미래도 열지 못하는 스펙 경쟁이라는 미시적인 경쟁에 매몰되어 시대의 중심 죄악을 깨뜨리기 위한 공민적인 사명감을 망각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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