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호 커버스토리]

   
▲ 사진: 오준규 제공

오늘은 ‘세월호’력으로 1,000일,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2017년 4월 16일)이 바로 세월호 참사 1,000일째 되는 날이다. 아직 그 참사를 잊지 못하는, 아니 잊을 수 없는 많은 이들은 그날 이후부터 세월호력으로 날짜를 꼽아왔다.

진실을 감추려는 범인들을 제외하고 이 땅 대다수 국민들은 2014년 4월 16일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날 자신이 무엇을 하다가 세월호 소식을 들었고, 전원구조 소식에 안심했다가 곧이어 믿을 수 없는 뉴스, 그리고 깊은 바다 속으로 침몰하는 세월호를 속수무책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그 날을…. 그 시간 그때 함께 있던 사람, 장소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참혹한 참사에서 생존한 학생들은 트라우마를 안고 산다. 희생자 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의 정상적인 감성과 공감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 마음에 깊은 상흔을 가지고 산다. 나는 기성세대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자괴감과 깊은 수치를 느낀다. 세월호의 비극은 우리 마음판과 우리 민족 역사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상처로 남을 것이다. 트라우마 피해자들은 사고 당시 정황을 사진 찍은 것처럼 기억한다. 거의 정지 화면에 가깝다. 세월호 트라우마는 국민적 트라우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우리 모두 그때의 기억에 정지해 있다.

그런데 그때 국정의 최고 책임자였던 대통령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그게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물었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작년도 재작년도 아닌 2014년 4월 16일이다. 그게 만일 지금 자신의 탄핵 근거가 될지도 모를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하여 자기방어논리를 만들기 위한 교묘한 발언이었다면, 그게 아니라 이 땅의 거의 모든 이들이 분 단위로 기억하는 그날의 생생한 기억을 혼자만 헷갈린다면, 그는 탄핵받아 마땅한 사악한 대통령이다. 그는 무엇도 해서는 안 된다. 그가 그 자리에 집착하는 한 국민들의 고통만 가중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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