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호 커버스토리]

처음 한인 디아스포라와 한반도 평화에 관한 글을 제안받았을 때, ‘내가 감히 어떻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해 일해 온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상당수가 한인 디아스포라들이다. 그동안 국가보안법에 발이 묶인 한반도 상황 때문에 민간인 교류에서는 타국 여권을 가진 한인 디아스포라들이 주로 북녘으로 가는 다리를 놓아야 했다. 그들은 기도로, 기금 후원으로, 방문으로, 사업으로, 의료와 교육으로, 정치와 평화운동에 참여함으로 그 일을 해왔다. 그 이름들 모두를 내가 다 알 수도 없고, 안다 해도 그분들의 이야기를 글로 담아내는 일은 내가 감당할 만하지도 않다.

다른 한편으론 부담감도 생겼다. 일의 특성상 이분들은 대다수 자신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그래도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차라리 나 같은 신참이 글을 쓰는 것이 심정적으로 더 편한 자리가 아닐까? 한반도를 사랑하지 않는 한국인이 어디 있을까마는 혹시 어떤 분들은 여기 쓰인 한인 디아스포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화해 사역을 좀 더 넓은 시야로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용기를 내기는 했는데, 지난 한 달 반 동안 절절히 후회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반도와 미국의 정세가 조삼모사인지라 글 마무리가 어려웠다. 이 글로 인해 혹시나 피해를 당하는 분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밀려왔다. (여기에 옮긴 이야기 중 몇몇 민감한 부분은 당사자들의 허락을 받아야 했기에 마감 시간을 넘기며 조심조심 글을 마무리했을 정도다.) 특수한 상황에 대한 기술이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쓸 권리가 내게 없어서 내 이야기를 중심으로 쓸 수밖에 없었지만, 실은 저 한쪽 구석으로 밀려나 있어야 하는 이야기들이다. 부디 독자들께서 내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한인 디아스포라들의 이야기, 그리고 가장 크신 하나님의 화해 사역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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