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유럽 이민 정책’ 전문가 한경준 미국 테네시주립대 교수
국내에서 난민 반대를 주장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근거 중 하나는 서유럽의 난민 정책 ‘후퇴’ 움직임이다.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들도 난민 수용을 줄이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는데, 한국이 왜 난민을 받으려 하느냐는 논리다. 수십에서 수백만 명 이상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서유럽 국가들과 ‘500명’도 버거워 하는 한국을 비교한다는 것부터 넌센스다.
서유럽은 우리보다 수십 년 먼저, 천 배가 훨씬 넘는 규모의 난민 대이주를 겪었다. 그들의 오랜 경험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에게 여러 시사점을 던진다. 과연 서유럽의 난민·이주 정책은 후퇴하고 있는지, 그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한국은 그들의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등 하나하나 따져보고자, 미국 테네시주립대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한경준 교수를 만났다. 그는 서유럽의 이민·난민 이슈와 극우 정당의 연관성, 소득불평등을 주제로 15년 넘게 연구해온 ‘서유럽 이민 정책’ 전문 연구자이다. 올여름 서울대 대학원에서 특강을 맡아 잠시 한국을 방문한 차에 인터뷰를 진행했다. 코스타 강사로도 활동한 한 교수는 ‘세계 시민’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난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조근조근 핵심을 꿰뚫는 말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