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호 에디터가 고른 책]

그리스도교
로완 윌리엄스 지음 / 정다운 옮김
비아 펴냄 / 8,000원

몇 번을 물어도 가능한 ‘그리스도교란 무엇인가’라는 이 거대한 질문에, 로완 윌리엄스가 그만의 생각과 길을 제시했다. 104대 캔터베리 대주교, ‘신학자들의 인도자’이자 ‘성직자들의 안내자’인 그는 흔히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제시되는 ‘변증’이나 ‘역사적 분석’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그리스도교의 실천들 밑에 깔린 원리, 믿음, 그리고 그 실천이 품고 있는 진리란 무엇인지, 참된 종교란 무엇이며 이를 지탱하는 신앙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신앙이 신앙하는 이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작은 책에서는 외부인의 시선으로 그리스도교를 볼 때 가질 법한 물음들을 던지고 나름대로 답해보려 합니다. … 그리스도교란 무엇인지 그 문제의식을 좀 더 명확히 하는 데, 그리고 또 다른 질문이 이어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9쪽)

간략하지만 큰 그림을 보여주는 이 책은, 그리스도교가 지닌 고유함을 설명하는 데서 시작하여 보편적인 종교, 신앙이 지닌 특성을 해명하고, 그리스도교가 그려내고 신앙하는 삶과 세계를 펼쳐 보인다.

“예수가 죽음을 감내함으로써 인류와 하느님이 이루었던 사랑의 관계는 회복되었습니다. 십자가로 나아가면서, 죽음을 맞이하면서 예수는 인류가 저지른 반역과 연약함으로 인해 생긴 모든 고통을 끌어안았다고 그리스도교인들은 고백합니다. 그는 우리가 저지른 배신, 우리의 연약함으로 인해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를 치렀습니다. 그가 사랑으로 이 고통을 끌어안음으로써 인류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습니다.”(16쪽)

“참된 종교는 그 종교에 헌신할 때 나쁜 종교와는 달리 그 종교를 받아들이는 이의 눈을 열어주고, 기존에 알던 세계보다 더 큰 세계, 그렇기에 어쩌면 그동안 알고 있던 세계보다 더 두려운 세계를 열어 보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자신을 열 때 신앙은 충만한 신앙, 믿는 이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신앙이 됩니다.” (40-41쪽)

함께 읽을 만한 책들로 소개되어 있는 저서들을 같이 읽으면 더욱 입체적으로 그리스도교라는 종교에 대한 윤곽을 살필 수 있겠다. 참된 종교를 찾아 헤매는 이들, 그리고 기독교 신앙 여정을 걷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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