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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의미〉 진부한 교회 역사 낯설게 보는 법
[345호 에디터가 고른 책] 과거의 의미 / 로완 윌리엄스 지음 / 비아 펴냄
[345호] 2019년 07월 31일 (수) 17:43:20 이범진 poemgene@goscon.co.kr
   
▲ 《과거의 의미》로완 윌리엄스 지음/ 양세규 옮김/ 비아 펴냄/ 15,000원

책 제목과 부제 “역사적 교회에 관한 신학적 탐구”에서 느껴지는 진부함이 오히려 기대감을 높였다. 딱딱한 교리나 뻔한 성서 본문에서도 늘 새로운 통찰을 전해줬던 로완 윌리엄스가 저자여서다. 과연 케케묵은 교회 역사에서도 (심지어 ‘신학적 탐구’라니!) 낯선 면모를 마주하게 해줄지 궁금했다.

먼저 그는 ‘교회의 역사를 신학적으로 신중하게 읽는 법을 제시하는 것’이 책을 쓴 목적이라 밝힌다. 신학적으로 신중하게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제2장 “거류 외국인-초대교회의 정체성”에서 ‘순교’를 어떻게 읽는지 엿보자.

“순교 이야기는 ‘우리’는 옳고 ‘저들’은 틀렸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순교자가 많이 배출된다는 (비극적인) 사실에 우리는 오히려 안정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이 같은 논리는 자살폭탄 테러범의 논리와 같으며 끔찍한 결말만 낳을 뿐입니다.”

순교 역사는 종종 우리에게 죄책감을 심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밋밋한 기독교 역사를 실감나게 꾸미는 데 쓰인다. 이에 대해 저자는 “가장 경멸적인 의미에서 순교 이야기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저자가 전하는 순교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이곳에 거룩한 힘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구별되고 눈에 보이는 공동체로 존재합니다.”

‘눈에 보이는 공동체’는 교회의 현대사에서도 목격된다. 이를테면, 독일의 고백교회는 반유대인 입법에 대항했고, 그 고백교회의 ‘바르멘 선언’을 참고한 남아공의 교회는 카이로스 문서를 통해 인종차별 정책을 단죄할 수 있었다.

“그리스도인들이 과거에 접근할 때 사용해야 할 핵심 원리는 유비(analogy)입니다. … 이 현실,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가 하느님과 맺는 관계는 서로 다른 맥락 안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과 유비하므로, 과거-현재-미래의 그리스도인과 관계 맺는다. 그렇게 순교의 순간과 저항의 순간에 ‘거룩한 새 힘’을 얻는다. 곱씹어 읽을수록, 반성하게 된다. 신학이나 역사가 진부한 게 아니라, 어쩌면 내 삶이 고리타분했던 것은 아닌지.



이범진 기자 poemgene@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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