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호 전화벨 소리]

날짜: 20210510
전화받은 사람: 이범진 편집장
“후원은 지속할 건데요. 책은 그만 보내주세요.”
성○○ 독자의 전화였다. 이유를 묻자, 아내가 비기독교인인데 기독교 잡지에 후원하는 것을 싫어해서 몰래 후원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 후원금 출금 계좌를 변경하는 주도면밀함도 보여줬다.
“후원액을 증액하고 싶습니다.”
5년 넘게 월 1만 원씩 후원하던 독자의 전화였다. 후원금을 10배로 증액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교회 현실이 암담해질수록 복상은 꼭 생존해야만 한다고.
1년에 한 번씩 잊지 않고 후원금을 보내주는 분들도 있다. 직원 처우 개선, 친환경 제작을 위해 일시적으로 고액을 후원해주는 분들도 가끔 있다. 어느 날은 1만 원씩 후원하던 분이 50만 원을 입금했기에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이신 것 아닌지” 확인 전화를 하자 호탕하게 웃으며 “교회에서 어려운 일을 겪을 때 복상을 통해 힘을 얻은 게 고마워서 보냈습니다”라고 했다. 같은 콘텐츠를 보고도 어떤 독자는 후원을 결심하고, 어떤 독자는 후원을 끊는다. 어떤 분은 “예전보다 읽을 게 없어요”라고 하면서도 후원을 신청한다.
후원에 담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후원을 끊는 마음은 너무 잘 이해가 된다. 어려워지는 형편에 나도 늘 마음속으로 ‘후원 끊을 곳’을 추리고 있다. 그런데 복상 후원독자 중에는 차마 후원을 끊지 못하고 감액하는 분들이 더러 있다. 줄을 완전히 놓지는 않는 여러 사연과 이유가 있을 것이다. 유수의 잡지들이 폐간되는 중에도 복상이 30년 동안 지속된 비결(?) 중 하나다. 그 ‘남아있는 마음’이 적잖은 힘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