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호 에디터가 고른 책]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 대한성서공회 편집부 지음 / 대한성서공회 펴냄 / 9,500원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 대한성서공회 편집부 지음 / 대한성서공회 펴냄 / 9,500원

40대 젊은 성서학자 36명, 국어학자 3명의 10년(2011년 12월 27일~) 노고가 담긴 새로운 번역 성경이다. 몇 년 전 언론 보도를 통해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한 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완역은 아니다. 11월 말 신약과 시편이 먼저 출간되었다. 구약은 아직 번역 중이며, “주요 용어의 통일과 신약에 인용된 구약 본문의 번역 검토 등”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가 남아있다.

21세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이 “더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삶 속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번역 원칙을 세웠다. 문법적 구조, 어원적 특성, 어순의 강조점 등을 최대한 반영하되, 디지털 매체 특성을 고려하여 간결하게 옮겼으며, 한국어 어법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머리말에서 밝히는 16가지 특징이 참여한 학자들의 수고를 짐작하게 한다. 특별히 눈길이 가는 곳은 9-10번이다.

“9. 여성이나 장애인이나 환자나 특정 사회 계층의 사람을 비하하는 느낌을 주는 낱말이나 표현은 문맥에서 꼭 필요로 하는 경우가 아니면 공식적으로 통용되는 말로 번역한다.” “10. 도량형(무게, 길이, 부피 등)과 화폐 단위, 시간과 요일을 다매체 시대의 한국어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익숙한 것으로 바꾸어 적는다. …”

‘예배용 성경’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우는 개역개정판(이 번역판은 2035년을 목표로 개정 작업이 진행된다)과 구분이 되는, “다른 기존 역본들과 함께 읽을 때”를 고려한 번역이다. 읽기 편하면서도 한국 학자들이 옮긴 또 다른 ‘우리말 성경’을 읽고 싶었던 나로서는 반가운 책이다. 참고삼아 내가 평소 좋아하는 구절들을 가져오면 다음과 같다.

“바울입니다. 사도입니다. 사도가 된 것은 사람들이 시켜서 된 일도 아니고, 어떤 한 사람을 통해서 된 일도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님과 하나님 아버지, 곧 예수님을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일으켜 살리신 분을 통해서 된 일입니다.” (갈 1:1, 새한글)

“예수님이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가서, 요한님께 여러분이 보고 들은 것을 전하세요. 시각장애인들이 다시 보고, 지체장애인들이 걸어 다닙니다. 심한피부병 앓는 사람들이 깨끗해지고, 청각장애인들이 듣습니다. 죽은 사람들이 일으킴받아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들이 좋은 소식을 듣습니다. 복 있습니다, 누구라도 나 때문에 걸려 넘어지지 않을 사람은!’ ” (눅 7:22-23, 새한글) 

강동석 기자 kk11@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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