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9호 잠깐 독서]

오늘날을 위한 설교·예배곡 묵상집

예배소품 / 김정태·정진형 지음 / 지우 펴냄 / 19,000원<br>
예배소품 / 김정태·정진형 지음 / 지우 펴냄 / 19,000원

교회력에 따른 52주 설교와 어울리는 예배곡을 모아놓은 묵상집. 약 1년 5개월 동안 두 저자가 ‘예배소품’이라는 이름으로 SNS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출간한 책이다. 교회력에 대한 설명부터 설교문, 예배곡 묵상, 짧은 기도까지 있어 해당 주의 내용을 읽는 것만으로 예배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개인이나 소그룹, 교회 예배에 활용하기 좋은 책.

절기는 우리를 연극배우로 만듭니다. 고난주간은 마치 우리가 부활을 모르는 것처럼 흉내 내게 하고, 대림절은 아직 메시아의 존재를 모르는 것처럼 연기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렇게 연기하는 절기도 한두 번이지, 그런 방식으로 절기의 기분을 내는 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일 뿐입니다. 우리가 성탄을 아기 예수, 말구유, 동방박사, 빛나는 별, 양을 치던 목자들 정도의 단편적인 이미지로만 이해하지 않았나 반성해 봅니다. … 창조부터 시작되어 지금 우리에게 흘러 들어오는 이야기의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자 우리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 놓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47쪽)

여성 제자들 증언이 복음서의 핵심이다

여인들의 눈으로 본 예수 / 레베카 맥클러플린 지음 / 김은홍 옮김 / 죠이북스 펴냄 / 14,000원<br>
여인들의 눈으로 본 예수 / 레베카 맥클러플린 지음 / 김은홍 옮김 / 죠이북스 펴냄 / 14,000원

복음서 속 여성들 눈으로 예수를 살펴보는 책. 저자는 복음서 기자들이 예수님을 따랐던 여성들의 신실함에 주목하고 그들의 증언을 핵심으로 삼아 성경을 기록했다고 말한다. 복음서에서 여성들이 목격하지 않은 장면을 모두 제거하면 예수를 믿는 이들이 잃게 되는 것은 일부겠지만, 오로지 여성들만 목격한 장면들을 잘라내 버린다면, 예수가 육신을 지닌 사람으로 온 때를 일러주는 목격담, 부활하신 몸을 본 첫 장면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라고 강조한다.

여성의 눈으로 예수를 바라보는 것은 처음에는 본질적으로 현대적인 프로젝트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관해서 복음서 저자들이 우리에게 권유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의 눈을 통해 우리가 보는 것은 대안의 예수가 아니라, 남성과 여성 모두를 제자로 환대하시는 예수, 낮은 곳에서 가장 잘 보이는 진짜 예수다. (204쪽)

신의 초월과 만나는 자기-초월

초월과 자기-초월 / 메롤드 웨스트폴 지음 / 김동규 옮김 / 갈무리 펴냄 / 30,000원<br>
초월과 자기-초월 / 메롤드 웨스트폴 지음 / 김동규 옮김 / 갈무리 펴냄 / 30,000원

신의 초월을 통한 인간의 자기-초월 방식을 사유하는 책. 저자는 인간이 ‘전적 타자’인 신의 “장엄한 위대함” 앞에서 “겸손한 뉘우침”을 통해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날 수 있듯이, 신의 초월과 자기-초월은 본질적으로 묶여있다고 주장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주요 주장인 “타자성에 대한 개방과 주체의 탈중심화”를 그리스도교 철학 및 신학 전통과 연결하여 해석한다. 존재-신학 논의를 거쳐, 신의 초월과 인간의 자기-초월에 대한 모형을 아우구스티누스, 아퀴나스, 바르트, 레비나스, 키에르케고어 등을 독해하며 펼쳐낸다.

만일 신이 창조자, 천지를 만든 이라면, 신은 제일 원인(causa prima), 최종 근거(ultima ratio), 그리고 자기 원인(causa sui)이다. 이 글에서 언급하는 ‘형이상학적’ 속성은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그 권좌에서 내려와 ‘도덕적’ 속성에 종속되는 맥락 속에 자리 잡아야 한다. 전자를 긍정하는 유신론의 길은 범신론적 길과 다르다. 왜냐하면 유신론에서 세계에 대한 신의 초월(근원적 독립)은 세계의 창조가 필연성이 아니라 자기를 주는 사랑의 자유로운 행위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496쪽)

‘자리’와 ‘얼굴’을 마련해주는 환대의 공동체

환대의 사도행전 / 박대영 지음 / 선율 펴냄 / 20,000원<br>
환대의 사도행전 / 박대영 지음 / 선율 펴냄 / 20,000원

‘박대영 목사 사도행전 시리즈’ 세 번째 책. 사도행전 9-14장을 강해한다. 저자는 사도행전 선교가 놀라운 하나님의 환대 사건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데 주목한다. 베드로가 예루살렘 교회의 상식과는 다르게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를 환대한 이야기 등 본문을 언급하며 교회가 환대의 공동체, 사랑의 공동체가 되어 생각이나 방식이 다른 사람도 오래 참고 기다려주면서 ‘자리’와 ‘얼굴’을 마련해주자고 제안한다.

이제 더는 베드로가 이방인 고넬료의 집에 머무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교제가 자연스러워지기까지, 이 교제가 진정한 환대가 되기까지, 우리는 예수께서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하신 일을 알아야 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성격을 알아야 했습니다. 복음을 알아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복음만이 우리가 서로 차이를 넘어 외모로 취하지 않으면서 모든 차별과 혐오와 배제와 특권을 정당화하는 허튼 논리와 장애물들을 용기 있게 정리하고, 삼위 하나님이 누리셨던 그 하나 됨의 교제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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