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호 커버스토리]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다시 돌아보는 성만찬
복음서에서 성만찬은 각자 자신의 노동으로 자기 몸만 먹이며 사는 옛 자아가 최후를 맞는 최후 만찬이면서 하나님 나라에서 맞게 될 영생을 희미하게 보여주는 예표적인 식사행위다(마 26:26-29; 막 14:22-25; 눅 22:14-20). 매일 세 번씩 마주하는 식탁이 기독교의 진정성을 검증하는 시금석이다. 주님과 함께 먹는 성만찬 식탁은, 누군가가 자기 발을 씻어주기를 요구하는 주인이 되려는 옛 자아가 소멸되고 주와 스승 되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스스로 형제와 자매의 발을 씻겨주는 복된 노예로 거듭 태어나는 자리다(요 13:15, 33-34). 또한 주님과 함께 나누는 식탁은 주님이 환영하셨던 죄인들, 나그네, 여인들, 병자들과 함께 먹는 식탁이다.

주님의 옆구리에서 흘러내린 거룩한 보혈을 받아낸 그 거룩한 성배(the Holy Grail)를 찾아 모험으로 가득 찬 순례길에 오른 원탁의 기사나 인디애나 존스 박사가 될 필요가 없다. 우리의 환대를 되갚을 수 없는 가난한 자, 병자, 장애인을 초청해서 환대를 베푸는 것이 성만찬이다(눅 14:12-14). 성만찬에 기독교의 알짬이 오롯이 다 들어 있다. 성만찬은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셔 주님처럼 자신의 살과 피를 다른 사람에게 생명의 떡과 음료로 선사하는 이들의 삶 한복판에 차려진다.

이처럼 누구와 어떻게 먹는가 하는 문제는 기독교 신앙의 근본을 드러내는 결정적 행위다. 성만찬은 자신의 생명을 다른 사람들을 살리고 소생시키는 음식으로 내어주는 행위다. 예수의 성만찬은 자신의 십자가 죽음의 의미를 가장 회화적으로 설명하는 행위다.

이 글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주님이 제정하신 성만찬의 의미를 성찰한다. 주님 자신이 올 때까지 주님의 몸을 먹고 피를 마시는 성만찬을 행함으로 주님의 죽으심을 기념하라고 당부하신 말씀을 묵상함으로써 참된 성만찬 영성으로 단련된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의 일치와 화해에 어떻게 헌신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아울러 주님의 성만찬을 잇는 한국교회의 성만찬이 인간 사회의 분열과 파쟁을 치유하는 궁극적 해결책임을 궁구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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