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호 이웃 곁으로 이웃 속으로]
▲ 앞에서는 사람들이 광고탑에 올라가 있고, 굴뚝 위에 올라가 있고, 밥을 굶고, 바닥을 기어서 행진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현실을 바라보고만 있었고, 누군가는 살아가고 있었다. (사진: 송기훈 제공) |
# 낯섦
학창시절에 정부 과천청사 근처로 등교하면서 데모하는 아저씨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어디서 구름떼같이 잔뜩 몰려와서는 시끄러운 노래를 하루 내내 틀어놓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머리에 띠 두른 아저씨들의 화난 모습 말고 기억나는 것은 들려오던 노래의 몇 소절 “너와 나~ 너와 나~~ ◯◯ 노동자”라는 부분이었는데, 훗날 〈철의 노동자〉라는 민중가요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살짝 반가워 미소를 지었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