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호 커버스토리]

▲ 나 역시 수줍음 많고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웠다. 호주의 워킹홀리데이와 정육점 일을 계기로 어떤 육체노동도 잘 먹고 잘 자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살다간 돈도 못 벌고 책도 못 읽으며 살아야 하는 건 아닌지 두렵기도 하다.

일과는 이렇다. 새벽 4시쯤 일어나 출근할 준비를 하고, 5시 30분에 집에서 나가 7시가 되기 전에 회사에 도착한다. 지하철로 한 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그사이에는 읽고 싶었던 책을 읽는다. 본사에서 식자재를 나르다가 8시부터는 고기 주문에 맞게 고기를 가공한다. 11시쯤 점심을 먹고 오후 5시에는 일이 끝나야 하지만 동작이 느린 나는 보통 5시를 넘기고, 늦으면 6시도 넘긴다. 애초에는 힘들더라도 시간만 채우면 되는 육체노동이라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제시간에 퇴근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잠시라도 쉬기가 어렵다. 좌우간 책을 읽으며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하면 파김치가 된다. 나보다 더 힘들게 일하는 분이 한둘일까. 하지만 나도 힘들다. 늦은 저녁을 먹고 씻으면 9시가 다 돼간다. 이제 곧 자야 한다. 그래야 내일 또 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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