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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주의자 마리아> '회개라는 면죄부'가 부끄럽다
[346호 에디터가 고른 책] 비혼주의자 마리아 / 안정혜 지음 / IVP 펴냄
[346호] 2019년 08월 28일 (수) 13:50:32 김다혜 daaekim@goscon.co.kr
   

▲ 《비혼주의자 마리아》
안정혜 지음
IVP 펴냄/ 16,000원

시간이 흘러 인기가 시들해지는 듯했던 웹툰 시장이 요 몇 년 사이 다시금 열기를 되찾았다. 웹툰 작가들이 웹툰 플랫폼이 아닌 자신의 SNS 계정에 직접 연재를 함으로써, 주 소비자층인 젊은 세대들의 접근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SNS 웹툰 시대’에 가장 뜨거운 주제는 단연 페미니즘이다. (큰 인기를 끌었던 수신지 작가의 <며느라기>의 경우 결혼한 여성이 아내와 며느리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착취당하는 모습을 그려냈고, 최근 주목을 받는 <다 이아리>는 데이트 폭력을 고발하고 있다.)

이 책 《비혼주의자 마리아》는 ‘에끌툰’이라는 기독교 웹툰 사이트에서 연재했지만, SNS에도 초반 연재를 해서 인기를 끌었고, 완결 후 책으로 출간되었다. 제목만 보면 ‘비혼’에 관해 이야기할 것 같지만, 중심 주제는 ‘교회 안 그루밍 성폭력’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당연’하게 결혼을 하려던 동생 한나가, 언니 마리아가 파혼 후 비혼을 택한 이유를 궁금해하는 과정에서 언니 약혼자였던 윤 목사가 교회 내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였음이 밝혀지는 게 주된 줄거리이다.

‘그루밍 성범죄’란 가해자가 피해자와의 돈독한 관계를 이용해 그의 심리를 조종하고 성적으로 접촉하는 범죄를 일컫는다. 위계질서가 공고하고 ‘영적 아버지’ ‘하나님이 세우신 종’으로서 목사의 권위를 강조하는 교회에서는 이런 그루밍 성범죄가 발생하기 쉽고, 가해 사실을 덮기도 용이하다. “목사님은 이 교회의 영적 아버지야. 아버지가 무너지면 가정이 무너지듯이 이 일이 잘못 알려져서 내가 무너지면 정말 사탄이 역사해서 이 교회가 완전히 파괴될 거야.” (296쪽)

작가는 언론에 보도된 실제 피해자들이 교회 안에서 직접 들은 성차별적이고 폭력적인 말들을 그대로 차용하여 현실감을 높였는데, 귀를 씻고 싶을 정도다. “야야, 그러면 계속 기도 빡세게 해! 너 그러다 금방 자궁 비틀어질 나이 된다?”(59쪽) “응댕이도 커서 나중에 애도 잘 낳을 거 같고!”(63쪽) 마음껏 ‘불편’해지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 보자.

 

 

김다혜 수습기자 daaekim@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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