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호 잠깐 독서]

기술 사회에서 기독교적 대안을 묻는다 

   
▲ 기술의 불안한 미래 에그버트 스휴르만 지음 / 최용준, 손화철 옮김 비아토르 펴냄 / 13,800원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계속해서 혁신되는 기술과 개발되는 자연. 그 틈에 ‘9·21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선포되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에겐 책임이 없을까? 이 책은 기술의 역사와 세계관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아가 저자는 개혁주의 철학 관점에서 신앙과 과학의 오랜 갈등을 짚어내고 기술 세계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종류의 기독교 윤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거의 문화 패러다임에서, 자연은 생명이 없고 기계적인 것으로 취급되고, 무한정의 조작으로 착취당했다. 자연, 인류, 환경, 식물 및 동물은 기술 패러다임에 따라 기술적 관점에서 주시되었다. … 이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생명 그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 문화 형성에 있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목표가 되어야 한다. 과학, 기술, 경제는 생명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파괴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생명을 섬기는 데서 그 존재 이유를 찾아야 한다. (209쪽)

현장에 선 ‘비주류’ 목사의 사회 선교 

   
▲ 뒷골목에서 만난 하나님 김디모데 지음 선율 펴냄 / 15,000원

춥고 배고픈 목사가 되라는, 무신론자 할아버지의 말씀을 살아내려 애쓰는 저자의 고군분투가 담겼다. 세월호, 스텔라데이지호, 촛불집회 등 지난 몇 년간의 굵직굵직했던 자리에 함께하고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과 독립운동가 후손 돕기 등 사람들과 아픔을 짊어지려 한 그의 여정을 따라갔다.

어떤 사람들은 선교회에서 굳이 이런 사역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오히려 이런 시국일수록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지혜롭게 중립적 자세를 취해야 후원도 안 끊기고 비난도 안 받는다고 했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그래야 이 교회 저 교회 다니면서 설교도 하고 강사로 불러 준다고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립적 태도야말로 한국 교회를 좀먹고 기독교 신앙을 망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7쪽)

본회퍼의 시편 기도집
 

   
▲ 본회퍼의 시편 이해 디트리히 본회퍼 지음 / 최진경 옮김 홍성사 펴냄 / 10,000원

본회퍼의 시편 기도집이 개정되어 나왔다. 별색 면에 시편 구절들이 큼직하게 자리하고 있고, 구속사적 관점에서 시편을 묵상한 본회퍼의 기도문이 따라 나온다. 그의 삶과 업적에 대한 글도 실려 있어 본회퍼 입문 도서로도 읽을 만하다.

한 인간과 예수 그리스도가 동시에 시편으로 기도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모든 인간의 연약함을 자신의 몸에 짊어지고 인간이 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그가 바로 이곳에서 전 인류의 마음을 하나님 앞에 털어놓고, 우리를 대신해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그는 고통과 고난, 죄와 죽음을 우리보다 더 깊이 알고 계시는 분입니다. … 그러나 또 그 기도가 진정 예수의 기도인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아는 것보다 그가 우리를 더 잘 아시기 때문이며 그분이 우리를 위한 참된 인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기도는 바로 예수의 기도였기 때문에 우리의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36쪽)

국가의 의무는 전쟁 아닌 평화!
 

   
▲ 내 이름은 군대 이상문 지음 정미소 펴냄 / 15,500원


“우울한 성소수자의 삽화”라는 부제가 붙은, 대한민국 군대의 징병제 시스템에 관한 비판이 담긴 일기. 입대 후 관심병사로 ‘딱지’가 붙기까지, 그리고 정신병원에 입감되고 불명예제대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냈다. 성경에서 예수의 명령에 ‘군대’ 귀신들이 돼지 떼에 들어가 호수에 빠져 죽는 사건을 빗대어 제목을 붙였다. 필명 ‘이상문’이 아닌 그의 온전한 이름 찾기를 응원한다.

도대체 우리는 누구를 위하여 총성을 울려야 하는가? 형제? 자매? 부모? 국민? 군대에서는 그렇게 가르친다. … 그러나 전쟁이란 도대체 왜 일어나는가. 전쟁은 대다수의 의지보다는 소수의 의지에 따라 일어난다. 그 소수는 주로 높은 자리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목적으로 전쟁을 일으킨다. 이를 위해 명분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을 선동한다. … 이런 이유에서 나는, 국가의 의무 중 국토 수호도 중요하지만, 전쟁이라는 사건을 일으키지 않고 평화를 유지하는 의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78-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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