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호 에디터가 고른 책]

   
예수의 부활
마이클 R. 리코나 지음 / 김광남 옮김
새물결플러스 펴냄 / 55,000원

기적의 영역인 예수의 부활을 정말 ‘역사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호기심이 생겨 1천 쪽이 넘는 이 두꺼운 학술서를 읽는 중이다. 비상식의 영역인 ‘부활’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증명하는지 궁금했다. 저자는 전문적인 역사가들이 고대 문헌을 다루는 방식으로 예수의 부활(기적) 여부를 추적한다. 1, 2장에 역사란 무엇인지, 전문적인 역사가들이 어떻게 역사 탐구를 하는지 등을 매우 꼼꼼하게 다루고, 이에 따라 ‘예수 부활의 역사성’을 밝혀간다. 그는 이 연구에 자신의 신앙을 걸었던 것 같다.

“역사가들은 자기들이 선호하는 가설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는 데이터와 주장들에 직면해야 한다. 역사가들은 자신들이 그런 저자/행위자의 지평을 충분히 이해하고 강조하도록 허용해야 하며, 나아가 개정하는 정도에 이르기까지 그 지평에 의해 충분히 도전받는 것도 허용해야 한다.”

저자는 예수가 육체적으로 부활했는지를 밝히는 데 화력을 집중하는데, 정경 문헌을 비롯해 예수 사후 2백 년 이내에 쓰인 주요 문헌을 조사하여 예수가 부활했다는 가설은 “상당히 확실한” 역사성을 지닌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역사적 확실성의 스펙트럼에는 ‘확실히 역사적이지 않은/매우 의심스러운/상당히 의심스러운/다소 의심스러운/애매한/다소 확실한/상당히 확실한/매우 확실한/확실한’ 등이 있는데, 예수의 부활은 적어도 ‘상당히 확실한’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무신론자들도 인정할 만한 자료와 방법론에 터하여 얻은 결론이었다. 엄격하게 통제된 연구 방법론을 통과한 가설은 아래와 같다.

“성격과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초자연적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예수가 개인적으로 및 집단적으로, 친구들과 적들에게, 적어도 환상 중에 그리고 아마도 평범한 육안으로 시신이 육체적으로 부활한 상태로 여러 사람에게 나타났다.”

저자는 방대한 자료 분석에 더하여 2천 년대 전후 ‘역사적 예수’ ‘예수 부활의 역사성’을 연구한 유명 학자들과 치열하게 대화하며 논지를 더 날카롭게 발전시켰다. 특히 그의 주장과 대척점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기독교는 어떻게 역사의 승자가 되었나》, 《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의 저자 바트 어만의 연구들을 비중 있게 (비판적으로) 논하는 것은 흥미롭다. (저자는 바트 어만과 두 차례 토론을 했는데, 각주를 통해 그 영상을 열람할 수 있는 도서관의 전화번호까지 밝히고 있다.) 결론도 중요하지만, 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찬찬히 음미하며 단숨에 읽을 것을 권한다.  

 

이범진 기자 poemgene@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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