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호 에디터가 고른 책]

   

기후 교회 왜? 어떻게?
짐 안탈 지음 / 한성수 옮김
생태문명연구소 펴냄 / 14,000원

도시인들은 공간에서 공간으로 이동한다. 완벽하게 온도가 조절되는 빌딩에서 카페로, 지하철 칸막이에서 칸막이로. 이동할 때만 잠시 겨울을 ‘느끼는’ 도시인들이 오스트레일리아 거대 산불로 타죽은 코알라의 공포를 체감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번 초대형 산불은 심각해진 기후 변화가 주원인이었다. 그러나 기후 위기를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의 책임이 면제될 수 있을까.

환경운동가이자 목사인 이 책의 저자는 기독교인들이 환경 파괴에 누구보다 앞장서 왔음을 고백한다. 이 땅을 ‘다스릴’ 권한을 인간에게 주신 하나님이 ‘알아서’ 유지되는 지구를 창조하셨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가 밝힌 대로, 지구는 인간의 것이 아니며, 예수는 이 땅을 다시 세우려고 왔지 ‘탈출 계획’을 갖고 내려오지 않았다. 소수의 자본과 이를 방관한 국가 권력, 우리의 침묵으로 인해 가장 약한 자리에서부터 재앙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에 맞서, 저자는 교회와 지역사회의 네트워크 조성, 거리 예배, 설교 시간에 기후 위기를 다룰 것을 제안한다. 나아가 이러한 시민 불복종 운동이 제자도의 ‘규범’이 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그리스도인들이 다른 구조적 문제들에 연대해온 것처럼 기후 위기에 있어서도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운동은 불의에의 저항이며 동시에 나와 연결된 ‘이웃’을 돌보고, 비인간 피조물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까지 이웃의 범위를 ‘확장’하는 일임을 이 책은 주목한다.

“나는 우리 모두가 같은 주소에 살고 있다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우리의 공통 주소는 407번지다. 즉, 대기권 중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407ppm이다. … 그러나 나의 손자손녀들이 현재 내 나이에 이를 때면, 아마도 그들의 주소를 450ppm를 초과할 것인데, 이는 과학자들이 ‘위태롭게 된 더위’ 혹은 ‘기후 감옥’이라고 부른 그런 결과다.” (123쪽)

2020년, 올해가 ‘지구의 날’ 50주년이 되는 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우리의 ‘이웃’들, 죽어간 코알라들과 스러져간 나무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을까. 


 

김다혜 기자 daaekim@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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