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7호 에디터가 고른 책]
주일학교 성경공부를 이끌면서 구원, 죄, 천국, 은혜 등의 개념을 아이들에게 설명할 때 말문이 막힌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나도 잘 모르는 개념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막막했다. 아무리 잘 설명해줘도 이해될 단어가 아니라고, 살면서 체득해야 하는 개념이라고 슬쩍 피해가곤 했다.
같은 고민을 해본 적 있는 어른이라면 이 책을 꼭 보라 권한다. 책은 ‘씨앗’ ‘뿌리’(구원·죄·회개·성령·믿음·복음·부활·천국), ‘줄기’(교회·예배·기도·성경·큐티·찬양·전도·헌금), ‘열매’(지혜·은혜·평화·거룩·축복·사랑·소망·겸손), ‘또 씨앗’으로 구성됐다. 열거된 낱말을 보면 알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설명할 상상력과 표현력이 우리에게 있는지 없는지.
‘사전’이라는 제목 때문에 거부감이 들지 모르겠지만, 실상 그림이 가득 한 동화에 가깝다.
“◯◯는, 예수님께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기 전에, 잘못한 사람에게 찾아가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고 사과의 선물을 건네는 거예요. ◯◯는, 내 생일에 선물을 주는 친구만 초대하지 않고, 선물을 줄 수 없는 친구도 초대해서 같이 즐거워하는 거예요.”
무엇에 대한 설명일까? ‘회개’다. 이처럼 일상에서 신앙언어의 의미를 더듬어 가도록 안내한다. 그뿐 아니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췄지만, 단어에 갇힌 어른들을 일깨운다.
“교회는, 높은 빌딩이나 십자가가 달린 큰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이 불러 주신 사람들이에요. 하나님의 부름에 ‘예!’하고 달려가 예수님을 믿는 너와 나, 바로 우리가 교회예요. … 교회는, 어느 동네에 가만히 서 있는 건물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가난하고 병들고 외로운 사람을 찾아가서 먹을 것을 주는 나눔의 집,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사랑의 집이에요.”
“전도는, 먼저 친구가 되어 주는 거예요. 슬픈 일로 우는 친구에게 다가가 같이 울어 주고, 기쁜 일이 있어서 웃는 친구에게 달려가 함께 축하해 주는 거예요.”
이번 주일부터 공과공부 책은 잠시 접어두고 이 책부터 함께 읽으려 한다.
이범진 기자 poemgene@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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