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호 에디터가 고른 책]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 이경식 옮김 / 부키 펴냄 / 22,000원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 이경식 옮김 / 부키 펴냄 / 22,000원

빌 게이츠가 추천한 인간의 품격저자 데이비드 브룩스가 5년 만에 신작을 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인간의 품격인간은 모두 뒤틀린 목재라 주장하며, 치열하게 내적 결함을 딛고 일어선 위대한 인물들을 소개한다. 아우구스티누스, 도로시 데이 등 역사의 인물이 어떻게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영혼의 투쟁을 벌였는지를 담아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저자는 신작인 두 번째 산에서 나는 인간의 품격이 안고 있는 몇 가지 한계들을 보완하려고 이 책을 썼다고 고백한다. 그중 가장 치명적인 한계는 개인주의의 감옥에 갇혀세상을 바라봤던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강조(개인적인 성공, 자기 충족, 개인적인 자유, 자아실현)는 재앙일 뿐이다. 좋은 인생을 살아가려면 훨씬 더 큰 차원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 문화적 패러다임 전체의 무게 중심이 첫 번째 산의 초개인주의에서 두 번째 산의 관계적 사고방식으로 이동해야 한다.” (29)

여기서 개인주의에서 관계 중심 삶으로 넘어가라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책 곳곳 헨리 나우웬을 비롯한 여러 영성가들의 말을 인용하며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자아를 내려놓을 정도의) 공동체를 향한 헌신이다. 세속적 성공의 기준으로는 정점을 찍은 그가 직업(2), 결혼(3), 철학과 신앙(4), 공동체(5)에 대하여 헌신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능력주의와 개인주의로 이뤄진 첫 번째 산을 속속들이 간파한 이가 이제는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내달린다.

신앙 서적이 아님에도 후반부로 갈수록 신앙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 시대 가장 고리타분한 단어가 되어버린 헌신공동체’, 그 사이를 오가는 신비스러움을 비신앙인에게 설명하려는 저자의 애끓는 마음이 전해진다.

이 책에서 나는 헌신의 결단이라는 것은 우리가 세상에 하는 일련의 약속이라는 말을 줄곧 해 왔다. 그러나 어떤 무한한 사랑의 존재가 우리에게 무슨 약속을 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보라. 우리가 무한한 헌신의 대상일지도 모를 가능성, 그리고 그 헌신이 우리를 구원하고 우리를 으로 데려다줄 가능성을 생각해 보라.” (500)

 

이범진 기자 poemgene@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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