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호 에디터가 고른 책]

   
▲《세계화 시대의 그리스도교》
배덕만 지음
홍성사 펴냄 / 19,000원


그리스도교가 얼마나 광범위한 범주인가. 그리스도의 부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존재한 여러 모양의 사건은 다 헤아릴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이 책은 그 긴 역사 중에 20세기의 교회사를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현대에 해당하는 시기여서인지 모든 내용이 지금의 현상과 쉽게 연결되는 점이 흥미롭다.

“20세기 그리스도교 역사를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정직하게 평가하는 작업을 했다. 20세기 역사의 영향과 유산이 생생히 살아 있는 21세기 초에 이 책을 집필했기에, 과거를 냉정히 성찰하고 미래를 신중하게 전망하는 것이 중요했다.” (12쪽)

역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긴 호흡의 서술을 예상하며 살짝 긴장했으나, 책을 펼쳐보며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다. 몇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보는 식이기 때문이다. 1장부터 3장까지 선교운동의 양상을 짚어보고, 4장부터 6장까지는 20세기의 영성, 신학, 문화를 구분하여 돌아본다. 7-9장은 로마 가톨릭, 동방그리스도교와 함께 주요 이단들을 정리한다. 

교회사가 생소한 이들에게는 교회사의 중요한 개념들을 하나씩 알아갈 수 있어 유익하다.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인물과 사건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다 보니, 오히려 독서의 긴장이 풀어지는 감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중에 다시 이 책을 한 번 더 보겠노라 다짐하며 술술 넘겨 읽었다. 

거침없이 진행되는 각 장마다 ‘평가와 전망’이 붙어 있어, 앞서 소개한 내용에 관해 의미와 과제를 논한다. 그 개념이 교회사 속에서 어떤 맥락으로 존재하는지, 현재의 과제는 무엇인지 설명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20세기 과학기술의 발전은 세계의 지리적·문화적 간극을 크게 줄였고, 동시에 제국주의 붕괴와 민주주의 확대는 사상과 문화의 다양화를 크게 신장시켰다. 이런 변화에 적응하면서 자신의 존재이유를 확립해야 했던 신학은 ‘필요하지만 위험한’ 실험을 반복했다. 그 결과, 대단히 다양한 방법과 주제로 구성된 많은 신학이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했다.” (148쪽)

이 책은 역동적인 20세기 그리스도교의 지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세기 그리스도교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길을 잃으면 참고할 책이 생긴 것이다. 

 

정민호 기자 pushingho@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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